"北, 특수부대 등 1만2000명 우크라戰 파병"

입력 2024-10-18 20:09   수정 2024-10-19 02:02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를 돕기 위해 대규모 특수부대 파병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파병 규모는 1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 러시아가 사실상 ‘상호 군사 원조’를 실행에 옮기면서 한반도 안보 상황도 엄중해졌다는 평가다.

국가정보원은 18일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상륙함 네 척, 호위함 세 척이 지난 8~13일 북한 청진·함흥·무수단 인근에서 북한 특수부대 1500여 명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송했다. 조만간 2차 수송 작전도 이뤄질 예정이다. 러시아 해군함대가 북한 해역에 진입한 건 1990년 이후 처음이다.

국정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블라고베셴스크 등에 분산돼 현재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이라며 “적응 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특수부대가 러시아 무기와 군복을 지급받았고, 지역주민으로 위장한 신분증도 발급받았다고 설명했다.

정보 소식통은 “북한이 최정예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이른바 폭풍군단 소속 4개 여단 총 1만2000여 명 규모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평안남도 덕천시에 주둔하는 폭풍군단은 특수 8군단을 모체로 창설된 최정예 특수부대다.

북한은 과거 베트남과 중동에 전투기 조종사 및 군사고문단을 파견한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지상군을 외국에 파병하는 것은 처음이다. 작년 8월 이후 현재까지 1만3000개 이상의 컨테이너에 포탄·미사일·대전차로켓 등 인명 살상 무기를 러시아에 지원했다는 게 국정원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지난 6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상호 군사원조’ 조항을 넣은 조약을 맺은 뒤 북한 군인 및 무기의 러시아 파병이 본격화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약 제4조에는 북·러 중 한 나라가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나라는 유엔헌장과 양국 국내법에 준해 자신이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가안보실 및 국방부 관계자들과 ‘긴급 안보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실은 “러·북 군사 밀착이 군사 물자의 이동을 넘어 실질적 파병으로까지 이어졌다”며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김동현/김종우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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