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소비자 10명 중 4명가량은 작년보다 김장 규모를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들여온 중국산 신선 배추의 경우 대부분이 구매하지 않겠다는 답을 내놨다.
1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24년 김장 의향 조사'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소비자 55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14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김장 의향에 대해 '작년보다 비슷하게 할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54%로 가장 높았다.
다만 '작년보다 증가할 것'(10.0%)보다는 '작년보다 감소할 것'(35.6%)이란 응답의 비율이 높았다.
김장 의향 감소 이유로는 '김장 비용 부담'(42.1%)이 가장 높았다. 이외에는 '가정 내 김치 소비량 감소'(29.8%), '시판 김치 구매 편리성'(15.2%) 등 순으로 나타났다.
4인 가족 기준 배추 김장 규모는 18.5포기로, 작년(19.9포기) 및 평년(21.9포기)보다 감소했다. 무는 8.4개로, 전년(8.5개)과 평년(8.6개) 대비 소폭 줄었다.
배추 가격 부담에 김장 시기를 미루겠다는 이들도 늘었다.
11월 하순 이후 김장하겠다는 응답은 62.3%로, 작년(59.6%)보다 늘었다.
구체적으로 11월 하순(29.2%)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11월 중순(22.9%), 12월 상순(21.6%) 등 순이었다.
특히 12월 중순 이후(11.5%) 김장하겠단 응답이 작년(8.6%)보다 늘었다.
올해 김치를 직접 담그겠다는 응답 비율은 68.1%로 작년(63.3%)보다 늘었다.
시판(포장) 김치를 구매하겠다는 응답 비율은 27.0%로 작년(29.5%)보다 줄었다.
김치를 직접 담그는 이유로는 '가족이 선호하는 입맛 고려'(53.0%), '시판 김치보다 원료 신뢰 높음'(29.6%) 순으로 나타났다.
김장배추 구매 형태별 응답 비율을 보면 절임 배추가 55.5%를 차지했고, 신선 배추는 42.3%, 신선 배추와 절임 배추를 같이 구매하겠다는 비율은 2.2%였다.
정부가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한 중국산 배추에 대해선 부정적인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올여름 폭염으로 인해 작황이 부진하며 배추 가격이 치솟자 결국 정부는 지난달 중국산 배추 1100톤을 긴급 수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배추를 수입한 건 ▲2010년(162톤) ▲2011년(1811톤) ▲2012년(659톤) ▲2022년(1507톤)에 이은 넷째다.
이번 조사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중국산 신선 배추를 구매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는데 '없음'이 94%의 비중을 차지했다.
구매 의향이 있다는 이들은 '저렴한 가격'(88.2%)을 이유로 꼽았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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