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자 아시아인 최초로 샌프란시스코오페라(SFO) 음악감독으로 발탁된 한국의 지휘자 김은선(사진)이 2031년까지 SFO 음악감독을 맡는다. 1923년 세워진 SFO는 뉴욕 메트(MET), LA오페라와 함께 ‘미국 3대 오페라’로 꼽히는 유서 깊은 오페라 극장이다.
샌프란시스코오페라의 극장장 매튜 실보크는 2026년 종료되는 김 감독과의 계약을 2031년까지 5년 연장한다고 20일 발표했다.
2019년 SFO 음악감독으로 발탁된 지휘자 김은선은 2021년 가을부터 SFO의 음악감독으로 재임 중이다.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2022~2023년 시즌 샌프란시스코 100주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보크는 “지휘자 김은선은 우리 극장의 예술성을 탁월하게 이끌어 나가고 있다”며 “그가 풀어내는 모든 음악에 생기와 섬세함, 따스함을 불어넣어 각 작품을 마치 처음 경험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두 번째 세기를 맞이하며 소중한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을 도모하는 데 김은선과 함께하는 것은 특권”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SFO를 이끌고 다음해 가을 시즌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선보이는 바그너의 마지막 오페라 파르지팔을 필두로 바그너의 4부작 음악극 ‘니벨룽겐의 반지’ 연주를 이어간다.
김 감독은 “우리는 수백 년 동안 매일같이 존재론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이야기돼 온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오페라는 계속해서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해나가는 일이 깊은 의미가 있다고 믿고 지지해주는 분들의 뜻에 힘입어 SFO에 대한 열정과 헌신을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이어 나가고자 계약 연장을 수락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SFO의 미국음악예술가조합(AGMA) 조합원들은 “김은선 감독이 연임하게 돼 대단히 기쁘다. 김 감독은 성악가들의 역량을 아름답게 이끌어내는 훌륭한 지휘자”라고 했다.
김 감독은 SFO와 함께 처음으로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지휘하며(10월 19일~11월 5일), 이달 26일에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을 지휘할 예정이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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