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열명 중 아홉명이 창업을 고민하고 있으며 대부분 진입 장벽이 낮은 카페나 편의점 창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자영업자 신규 창업 대비 폐업률이 80%에 육박하는 가운데 대책 없는 창업은 자영업의 위기로 이어져 사회적 부담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한국경제신문의 의뢰로 직장인 2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의 87.8%가 창업을 고민해본 경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창업에 나설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77.9%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40대에서 각각 92.1%와 92.7%가 고민해 봤다고 응답해 30대(80.7%)나 50대(85.7%) 보다 훨씬 높았다.
취업·이직 대신 창업을 고민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40.7%가 '월급보다 돈을 더 벌고 싶어서'라고 응답했다. △조직 생활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서(30.7%) △정년 보장을 확신할 수 없어서(29.4%) △원하는 이직·취업 조건 못찾아서(29.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창업을 선호하는 직종(복수 응답)으로는 카페, 베이커리, 주점 등이 포함된 '외식·음료업'을 꼽은 사람이 68.4%로 가장 많았다. 편의점·쇼핑몰·꽃집 등 '유통·판매업'이 24.2%로 뒤를 이었다. 창업 계획이 있는 직장인의 대부분은 카페, 편의점 등 특정 직종에 관심이 쏠려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충분한 준비 없이 경쟁이 포화 상태에 이른 외식업종 등에서 창업할 경우 성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5만 곳이 창업하는 동안 91만 곳이 폐업해 신규 창업 대비 폐업 비율은 79.4%에 달한다. 이는 2022년(66.2%)보다 13.2%포인트 급증했을 뿐 아니라 2013년(86.9%) 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내 자영업자는 지난 8월 기준 568만9000명에 달한다. 이는 10년 전인 2014년(572만 명)에 비해 거의 줄지 않은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551만 명까지 감소했지만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박소민 노무법인 와이즈 대표는 "서울시 상권 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카페의 '1년 이상 생존율'은 77.7%로 버티기도 어려운 수준"이라며 "급한 마음에 퇴직금이나 대출에 기대 창업에 나서면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곽용희/강경민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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