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점 돌파 노리는 비트코인…美 손에 달려있다? [황두현의 웹3+]

입력 2024-10-22 16:39   수정 2024-10-22 16:40


비트코인(BTC)이 지난 20일 약 3개월 만에 장중 6만9000달러선을 돌파하면서 전고점(7만3777달러) 경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2일 비트코인 가격은 바이낸스 테더(USDT)에서 6만75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4만9000달러까지 하락했던 지난 8월 9일 대비 약 39% 상승한 수치다.

최근 비트코인의 강세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과 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유입세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미국이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면서 비트코인의 전고점 돌파는 '미국의 손에 달려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美, 전세계 거래량 20% 이상 차지…"가상자산 상승 견인"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미국에서 발생한 가상자산 거래량은 1조1810억달러 규모다. 가상자산 거래량이 1조달러가 넘는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보인 영국(약 2170억)과는 4배가 넘는 차이다.

특히 미국이 대부분의 가상자산 거래량을 차지하고 있는 북미의 경우 가상자산 거래량(약 1조3000억달러)은 전세계 가상자산 거래량의 23%를 차지하면서 유럽, 아시아, 남미 등 주요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량을 모두 앞섰다.

미국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시장으로 발돋움한 주된 이유로는 지난 1월 도입한 비트코인 현물 ETF가 꼽힌다. 블랙록, 피델리티, 그레이스케일 등과 같은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대규모 자본이 가상자산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

체이널리시스는 보고서를 통해 "북미에서 발생한 가상자산 거래의 약 70%가 100만달러를 초과하는 이체였다. 대부분의 북미 가상자산 거래량이 미국 자산운용사들의 자금으로 이뤄진 셈"이라면서 "미국 시장은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발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흘러들어오면서 비트코인의 가격도 꾸준히 우상향했다. 지난 1월 10일 당시 4만6000달러대에 머물러 있던 비트코인은 현물 ETF 도입 이후 두달여만에 전고점을 경신했다.

비트와이즈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비트코인 현물 ETF로 유입된 금액은 약 200억달러(10월 19일 기준)에 달한다. 이는 금 ETF가 상장된 첫해에 기록한 순유입액보다 10배 높은 수치다. 금 ETF는 도입 이후 9년간 한번도 200억달러 규모의 순유입을 기록하지 못했다. 아울러 지난주 현물 ETF의 비트코인 매수량(3만2370개) 채굴량(2250개)을 넘기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이널리시스는 "비트코인 현물 ETF는 소매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모두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시면서도 법적으로 보호되는 상품이다.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ETF가 출시되면서 비트코인으로 들어오는 자금의 규모는 커질 수 밖에 없다"면서 "미국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은 부인할 수 없다. ETF 도입으로 인한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의 융합은 미국 내 가상자산 생태계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케빈 탕(Kevin Tang) 블랙록 디지털자산 담당자는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이 국제적으로 비트코인의 광범위한 채택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면서 "비트코인이 글로벌 통화의 대안이자 인플레이션 및 지정학적 불안감에 대한 헷징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은 미국의 참여 덕분"이라고 말했다.
美 대선에 출렁이는 가상자산…"트럼프 당선시 급등할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도 비트코인의 상승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날 현재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확률은 약 64%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35.9%)을 크게 앞서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다수 발표됐기 때문이다.

앞선 20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당선될 확률을 52%로 집계했다. 해리스 부통령(42%)과는 10% 차다. 또한 여론조사 분석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트럼프는 경합주 7곳 중 위스콘신주를 뺀 나머지 6개 주에서 모두 앞섰다.

이에 가상자산 업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의 호황기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그동안 미국을 가상자산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꾸준히 밝혀왔다.

더불어 트럼프는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인물들을 내각 주요 보직에 앉히고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지정하겠다는 발언을 했으며, 직접 비트코인을 사용해 햄버거를 사 먹으는 등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인정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 업체 매트릭스포트와 프레스토리서치 등은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규제 완화 및 감세를 약속한 트럼프가 당선되면 비트코인이 심리적 저항선인 7만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비트코인의 가격을 15만달러까지 이끌 것이라고 점쳤다.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TF 수석매니저는 "미국의 양당 대선후보 모두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는 한 발 더 나아가 금융 규제 완화와 가상자산 육성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이미 월가의 금융기업이 가상자산 및 토큰 증권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만큼, 트럼프의 핵심 공약은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다. 앞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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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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