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두는 사업 재편안을 재추진한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합병하는 기존 계획을 철회하고, 계열사로 편입하는 방안이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기존보다 회사 주식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합병 비율이 재산정됐다.
신설되는 분할합병법인 본질가치는 기존 주당 1만221원에서 2만9965원으로 3배 가까이 올랐다. 두산로보틱스의 합병가액은 종전과 동일한 8만114원으로 산정했다.
이에 따른 두산에너빌리티 신설법인의 합병 비율은 1대 0.0432962로 결정됐다. 이는 기존 합병 비율 1대 0.031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이 경우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가 받을 수 있는 두산로보틱스 주식은 기존 3.1주에서 4.3주로 늘어난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두산로보틱스·밥캣·에너빌리티 주가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 두산로보틱스는 전 거래일보다 6400원(9.82%) 오른 7만1600원으로 마쳤다. 두산밥캣은 1.28% 상승한 4만3550원에, 두산에너빌리티는 0.98% 오른 2만650원을 기록했다. 두산2우B(8.26%)도 급등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합병하려 했지만 주주 반발과 금융당국 압박에 지난 8월 일부 철회했다.
당시 양사는 각각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서한을 내고 "사업구조 개편 방향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주주들과 시장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추진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를 두산밥캣 지분 소유 신설법인으로 분리한 뒤 이 법인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안은 철회하지 않았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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