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호재를 안고 신고가가 이어지던 경기 화성 동탄역과 용인 구성역 일대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핵심 구간이 미개통해 ‘허리가 끊긴’ 형태, 비교적 긴 배차 간격 등으로 ‘GTX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인근에 개발 재료가 적지 않은 데다 향후 파주 운정중앙역, 서울역 등 수도권 서북권으로 연결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용인 구성역 인근도 상황이 비슷하다. 용인 마북동 ‘블루밍구성더센트럴’ 전용 59㎡는 8월 6억9500만원(12층)에서 이달 6억7000만원(3층)으로 하락했다.
동탄역 서쪽에 있는 ‘동탄역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6.0’ 전용 59㎡는 이달 8억7000만원(27층)에 새 주인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5월 실거래가(8억1000만원·22층)보다 6000만원 뛴 가격이다.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한 상부 공간에 8월 연결도로가 마련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동탄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경부고속도로 때문에 당초 ‘GTX 효과’는 동탄역 동쪽 아파트가 독식했다. 최근 들어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등으로 서쪽 단지로도 온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GTX ‘약발’이 벌써 약해진 이유는 복합적이다. 최근 운영 중인 GTX-A노선은 동탄과 구성, 성남, 수서 등 단 네 개 역에서만 정차한다. 가장 수요가 많은 삼성역을 포함한 전 구간 완전 개통은 2028년 예정이어서 지금 당장 효과가 크지 않다. 당초 시장에선 GTX에 집과 목적지를 바로 잇는 지하철 역할을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이용해 보니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데 그치는 일반 기차와 가깝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GTX를 타러 가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고, 평균 배차 간격이 20분가량 되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란 주장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4월 하락세를 멈춰 8월까지 상승 폭을 키웠다. 이 시기에 GTX라는 개별 호재가 더해지며 주변 단지의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지난달부턴 상승 폭이 다소 둔화하고 있다. GTX 호재는 발표나 착공 당시부터 꾸준히 가격에 반영돼 애당초 개통 이후 가격 상승 여력이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오는 12월엔 GTX-A노선 파주 운정신도시~서울역 구간이 탑승객을 맞는다. 파주 운정중앙역 인근의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는 이달 들어서만 여덟 건의 손바뀜이 일어나는 등 일대 아파트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가격 상승 흐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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