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 인력 중 미사일 관련 핵심 기술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전쟁에 사용하고 있는 북한산 미사일과 관련해 기술 자문을 제공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등 북한이 원하는 첨단 군사 기술을 전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21일 군과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에 병력뿐 아니라 미사일 전문가도 파견했다. 해당 기술자는 북한 미사일총국 산하의 ‘붉은기중대’ 소속 핵심 기술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러시아 도네츠크 지역 인근의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장에서 러시아 군인과 찍은 병사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 인물은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술미사일 생산공장 방문을 수행한 북한군 미사일 기술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북한 미사일 책임자가 위험한 야전에서 북한제 미사일을 보고 있다면 러시아에 공급한 미사일 후속 지원일 가능성이 높다”며 “러시아에 제공한 미사일의 신뢰성·정확도를 개량하는 데 성공하면 러시아는 북한이 필요한 ICBM 기술을 이전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하고 북한 파병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NATO는 그동안 북한 파병설에 대해 ‘확인 불가’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윤 대통령은 뤼터 총장과의 통화에서 “우리 정부는 러시아와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북·러 군사협력의 진전에 따른 단계별 조치를 적극 취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NATO와 회원국의 실질적인 대응 조치를 함께 모색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북한의 파병에 대해 러시아에 ‘우려’ 입장을 전달할지 주목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2~24일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상황 관리’ 차원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평가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주 북한 파병과 관련해 국정원 발표가 나온 직후 “모든 당사국이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길 희망한다”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김동현/김종우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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