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e스포츠가 지난 20일 북미 리그 LCS 1번 시드 플라이퀘스트(FLY)를 꺾고 2024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예상과 달리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 대 2로 진땀승을 거뒀다. 젠지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와 20일 경기에 대한 복기와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플라이퀘스트와 예상 밖 혈전을 벌인 데 대해 김건부는 외적인 요인보다 상대를 치켜세웠다. 김건부는 “긴 경기 간의 텀으로 인해 영향이 있거나 메타 파악에 어려움을 겪진 않았다”라며 “그런 요인들보다 상대 팀이 잘 준비하고 잘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젠지는 지난 10월 5일에 스위스 스테이지를 전승으로 통과한 이후 15일 만에 8강 경기를 치렀다. 이로 인한 경기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큰 영향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건부는 상대의 밴픽 준비성에 대한 놀라움도 전했다. 이날 등장한 미드 세라핀, 정글 피들스틱, 탑 세트 등 조커 픽에 대해 사전에 인지했는지에 대해 묻자 그는 “세트와 세라핀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조커 픽의 경우 결국 게임 내에서 잘 대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상대의 카드를 예측하는 것보다 나온 후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더 신경을 썼다는 얘기다.
상대에게 먼저 2승을 내주며 코너에 몰린 상황, 4세트를 앞두고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김건부는 “앞 경기들에서 나온 실수들에 대해 팀원들과 피드백을 나눴다”라며 “앞으로 밴픽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라고 답했다. 또한 마지막 5세트 궁지에 몰린 플라이퀘스트가 던진 내셔 남작(바론) 승부수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건부는 “상대가 안 보일 때부터 바론을 의식하고 있었다”라며 “상대가 바론을 치는 걸 확인한 후에는 팀원들의 순간적인 판단과 합이 좋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건부는 4강 상대로 만나게 될 T1 정글러 ‘오너’ 문현준에게 “재미있는 경기 함께 만들면 좋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끝으로 그는 팬들에 대한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김건부는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며 “(20일에) 이겨서 다행이고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해서 꼭 승리하도록 하겠다”라는 다짐을 밝혔다.
한편 젠지와 T1의 4강 경기는 오는 27일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아디다스 아레나에서 펼쳐진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해당 대결의 승자는 다음 달 2일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오른다. 4강에서 중국 리그 LPL 팀과 국내 리그 LCK 팀 간의 내전이 성사되면서 결승에선 한국과 중국 간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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