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야나 ‘1등 기업’이라는 타이틀은 되는 것도 어렵지만 지키기가 더 힘들다. 끊임없이 혁신하는 것은 기본이고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 제품 등 자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기존 시장에만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불모지로 뛰어들어야 ‘퀀텀 점프’가 가능하다. 쉽진 않지만 계속해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또 두드릴 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그래서 더 무거운 것이 ‘1등 혁신기업’의 무게다.
바디프랜드는 부설연구소 헬스케어메디컬R&D센터에서 꾸준히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바디프랜드가 투자한 연구개발비는 21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1%를 차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월 발행한 ‘2022년 연구개발활동조사보고서’에 밝힌 중견기업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 2.15%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바디프랜드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1년 4.0%, 2022년 4.8%, 2023년 5.1%로 계속 올라가고 있다.
교원 웰스도 얼음 정수기 시장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정수기의 전체 크기는 줄이면서 아이스룸의 용량을 키웠다. 교원 웰스의 ‘아이스원’ 얼음정수기는 5개 특허 출원 신기술을 적용한 인기 상품이다. 패널형 이중관 냉각 장치를 개발해 제품 크기는 업계 최소 수준인 폭 23㎝, 깊이 48㎝로 줄이면서 업계 최대인 1㎏ 대용량 아이스룸을 구현해냈다. 온수와 탈빙, 위생 등 성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신기술을 총동원했다.
48년 동안 소재에 대한 연구개발을 이어온 이브자리도 자연 소재의 강점을 극대화한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천연섬유는 인공섬유보다 통기성이 뛰어나고 땀과 열을 흡수, 배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피부에도 자극되지 않아 숙면에 도움이 된다. 2003년 수면환경연구소를 설립한 이브자리는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국내 대학, 연구기관, 병원 등과 공동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다.
대표적인 혁신 제품은 한지와 모달을 사용한 ‘트루스’ ‘플로애’ 등이다. 트루스는 닥나무 원료의 한지 섬유 침구이며, 플로애는 너도밤나무에서 추출한 모달과 면을 혼방했다. 이브자리 관계자는 “최근 가치 소비를 선호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식물성 섬유로 만든 침구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일전자의 로봇청소기 ‘로보웨디’도 바쁜 직장인이 빠르고 위생적으로 청소할 수 있게 도와주는 혁신 제품이다. 물걸레 자동 세척과 열풍 건조 기능을 갖춰 세균 번식을 효과적으로 방지한다. 빠른 회전 속도와 강한 압력으로 바닥의 얼룩과 이물질을 깨끗하게 없애준다.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네 시간 연속 청소가 가능하다.
신사업에 과감히 도전해 성과를 내는 기업도 있다. 웅진그룹의 렌털사업 노하우를 활용해 기업용 소프트웨어 사업에 뛰어든 지주회사 웅진이 대표적 예다. 클라우드, 스마트공장, 스마트물류 분야에 도전해 꾸준히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웅진은 기업을 위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과 창고관리시스템(EWM) 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SAP의 국내 파트너다. 렌털 노하우를 접목한 렌털 영업관리솔루션(WRMS)은 영업, 수납, 서비스, 구매, 물류, 자산, 수수료 관리 등 모든 단계를 통합 관리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국내 30여 개 렌털 기업들이 이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