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에 대한 탄핵 목소리가 협회 내에서 꾸준히 제기된 가운데 불신임이 추진된다. 지난 5월 취임 후 의대 정원 증원, 간호법 제정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다 막말 논란까지 일으키면서 의사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에서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 조현근 대의원은 최근 임현택 회장 불신임안 상정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소집 동의서를 대의원들에게 발송했다. 의회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재적 대의원 중 3분의 1 이상 동의해야 발의된다.
조 대의원은 임 회장을 불신임해야 하는 이유로 간호법 제정 저지 실패,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이후 미흡한 대응, 사직 전공의 분열 시도, 막말 등을 내세웠다.
여러 차례 부적절한 발언으로 비판받은 임 회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매일 같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X소리 듣는 것도 지친다"고 적었고, 논란이 거세지자 사과문을 올린 바 있다.
임 회장의 해당 글과 관련해 의학 학술 단체인 대한조현병학회는 "특정 병명을 악의적으로 사용해 낙인을 영속시키는 행위"라며 "의협 회장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매우 비윤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등 장애인 단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의협을 대표하는 임 회장이 공개적인 SNS에서 정신장애인을 모욕·비하한 것은 정신장애인 차별과 배제를 조장하는 행위로 이는 명백히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신장애에서 즉각 'X소리'를 연상해내는 그의 천박한 정신세계에서 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자는 그저 상대를 조롱하고 욕하고 싶은 자신의 일차원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동원해대는 비유의 대상일 뿐"이라며 "임 회장은 정신장애 당사자와 면담하고 직접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조현근 대의원 등이 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982명 가운데 85.2%가 임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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