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글로벌 항공기업 에어버스의 복합재 기술센터 CTC와의 기술 협력 방안을 구체화했다. 시에서 추진 중인 초소형 인공위성 ‘부산샛’ 발사 프로젝트와 함께 항공기 제조, 디지털 전환을 아우르는 지역 항공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시는 박형준 시장이 마크 페트 CTC 대표를 만나 CTC 한국사무소 유치와 함께 미래 항공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한 협력 사업을 논의했다고 22일 밝혔다. CTC는 유럽의 다국적 항공기업 에어버스의 자회사다. 복합재 기술을 연구하는 데 특화한 기업이다.
부산시는 지난 3월 독일 슈타데의 CTC 본사에서 수송기기 복합재 연구개발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독일에 본사를 둔 CTC가 해외 국가에 사무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협력 논의를 시작으로 CTC 주축의 부산시 항공산업 육성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2029년 가덕도신공항 개항과 제2에코델타스마트시티 조성을 연계해 김해공항 인근 330만㎡ 부지를 미래 항공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할 계획이다. 민간 항공기 수요 증가와 도심항공교통(UAM)·무인항공기 등 신기술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인근 강서구 미음산업단지에는 CTC와 대한항공 중심의 연구개발 협력 거점 기능을 갖춘 차세대 항공기 기체 부품 첨단 제조 실증센터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고속 생산, 경량화가 가능한 복합재 개발과 제조 기능이 새롭게 마련될 전망이다.
인공위성에서 쏟아내는 각종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윈 등 디지털 전환 관련 기술과 접목해 새로운 해양 관련 비즈니스를 창출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부산시,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2027년까지 ‘해양 위성정보 기반 스마트 해양 오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전개한다. 부산시가 추진 중인 초소형 인공위성 부산샛 발사 프로젝트와 맞물린 사업이다. 부산샛이 부산 연안의 미세먼지를 관측한다면 KIOST는 미세먼지를 넘어 해양 전체를 관측 시야에 뒀다. 부산대 해양대 등 대학과 인공위성 광학 탑재체 개발 기업 텔레픽스, 블록체인 기업 스마트엠투엠 등 다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미 해양과학, 해양수산, 해운항만 분야 데이터세트를 구축했다. KIOST는 국립해양조사원 국가해양위성센터 등에서 제공하는 각종 해양 위성 자료를 연계할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항만과 공항, 스마트시티 등 부산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해양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은 “인공위성과 로켓 등 우주산업 얼라이언스(동맹)를 발족한 데 이어 CTC, 대한항공 중심의 연구개발 체계를 수립하겠다”며 “제조와 디지털 전환 기술을 중심으로 세계와 연결되는 항공우주 클러스터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