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싱크탱크 로이연구소가 지난 9월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국가 ‘파워 인덱스’에선 처음으로 일본을 제쳤다. 인도는 구매력을 포함한 경제력과 미래 자산 등에서 약진했다. 올 4~9월 인도의 승용차 판매는 208만 대를 넘어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산층 확대에 따른 소비 증가가 성장의 원동력임을 보여준다. 매년 7%가 넘는 성장률은 물론 증시의 우상향도 꺾일 줄 모른다.
인도 경제의 약진 뒤에는 ‘인도판 대처리즘’이라고 불리는 모디노믹스가 있다. 2014년부터 인도를 이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경제정책이다. 외국인 투자를 통한 인프라 확충과 제조업 육성, 일자리 창출이 핵심이다. 올해 3연임에도 성공해 5년 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잘나가는 인도 경제에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정보기술(IT)·금융 등이 성장을 이끌다 보니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다. 생산가능인구는 가장 많은데 제조업 수출은 세계 19위에 그친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비판과 함께 강성 노조도 넘어야 할 벽이다. 삼성전자 가전 공장은 최근 한 달 넘게 지속된 파업으로 홍역을 치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어제 현대차 인도법인의 상장 행사에 참석했다. 현대차는 역대 최대 기업공개로 인도 증시에서 4조5000억원을 조달했다. 전날엔 모디 총리와도 만났다. 정 회장은 “인도가 미래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투자를 늘려 왔다”고 말했다. 인도의 성장궤도에 올라타겠다는 정 회장의 결단이 큰 결실을 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김정태 논설위원 in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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