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21일(현지시간) 군 소식통을 통해 “러시아 당국이 근무지를 이탈한 북한군 병사 18명을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붙잡힌 북한군은 별다른 임무가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식량을 제대로 배급받지 못한 채 방치되자 지휘관을 찾기 위해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파병된 북한군이 1만2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중 일부가 탈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 외부의 정보를 접하면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대규모 병력이 분산 배치되면 통제가 어려워질 것이고, 북한군이 ‘총알받이’처럼 활용돼 사상자가 다수 발생하기라도 하면 정권에 대한 불신이 커져 탈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 입장에서는 엄청난 ‘도박수’를 던진 셈이고,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강압적인 수단까지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북한군이 전선 투입 준비 과정에서 러시아군에 ‘오물풍선’ 사용법을 가르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군과 러시아군은 ‘군사적 목적’으로 풍선을 사용하는 훈련을 했는데, 올 들어 29차례나 감행한 대남 오물풍선 살포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전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매체 보도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크라이나가 전략적으로 한국이나 서방 세계를 전쟁에 끌어들이기 위해 보도를 과장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우크라이나가 서방 세계에 꾸준히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발 정보는 적대 진영에 악의적으로 이용될 수도 있어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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