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마지막 표심 공략을 위해 가정 경제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산만한 주제는 솔직히 투표율을 올리지 않을 것(케빈 올라사노예 민주당 조지아주 사무국장)"이라는 게 이들의 속내다.
리치 스톤 공화당 조지아주 공보국장은 22일(현지시간) 국무부 외신센터 취재단 소속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유권자에게 중요한 것은 경제, 물가, 기름값 같은 가정의 끼니 문제"라며 "날마다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 문제가 다른 모든 이슈를 초월한다"고 평가했다.
올라사노예 국장도 "흑인이나 라틴계 등 유색인종에게 '민주주의가 불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어떻게 아이들 교육비를 낼지, 생활비를 내고 비상금을 저축할 수 있게 할지, 사업을 시작할 자본금을 마련할지에 관해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문제야말로 "사람들을 소파에서 일으켜 선거에 참여하게 만드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2020년 대선에서 500만명 가량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선거가 진행됐는데 불과 1만여표차로 당선자가 결정되고, 이것이 미국 대통령을 결정지었던 것을 돌이켜 볼 때 단 한 표도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할 수는 없다는 절박함이 느껴졌다.
올라사노예 국장은 "저투표율(low propensity) 유권자에 관해 말이 많지만, 나는 그들을 '저투자(low investment) 유권자'라고 부른다"며 "선거는 시간, 돈, 사람을 요구하는데 저투자 유권자는 우리가 그들에게 충분히 시간, 돈, 사람을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권자 탓을 하기보단 한 명이라도 더 만나서 표를 얻어야 한다는 관점이다.
다만 양당 관계자들은 서로 자신들이 꽤 큰 표 차이로 이길 것이라고 장담했다. 스톤 국장은 "사람들은 여러 이유로 선거제도를 믿지 않고 있지만, 큰 차이로 승리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시 1만여표 차이로 승부가 갈리지 않으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나 조지아에서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법(Chips Act) 등 바이든 정부의 주요 정책이 크게 바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톤 국장은 "조지아는 사업하기에 최고의 주이고, 앞으로도 그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은 여전히 투표 보안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스톤 국장은 "정당하지 않은 인물이 우편 투표 내용을 가로채 조작하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흑인 유권자로서 나는 미국 국회의사당 내에 들어간 남부연합 깃발의 이미지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미국인이 그것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라사노예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권력을 잡을 기회를 절대 가지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지아는 메디케이드를 확대하지 않은 9개 주 중 하나이며, 이 나라에서 가장 높은 흑인 산모 사망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시골 지역에 살고 있는 경우 1급 외상센터로 가기 위해 100마일 이상 운전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애틀랜타=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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