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문화예술인 1만여명이 문화예술 작품을 이용한 생성형 인공지능(AI) 학습에 반대하고 나섰다. 고유의 창작물을 '학습 데이터화' 하는 것은 경제 윤리를 침범한다는 지적이다.
2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와 할리우드 배우 줄리앤 무어 등 세계적인 문화예술인 1만여명이 문화예술 작품을 이용한 AI 학습에 반대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 성명은 AI 기업들에 대항해 창작자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페얼리 트레인드'(Fairly Trained)의 대표이자 작곡가인 에드 뉴턴-렉스가 주도했다. 현재까지 성명에 이름을 올린 문화예술인은 1만500명이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생성형 AI 학습을 위해 창의적인 작품들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해당 작품을 만든 사람들의 생계에 대한 중대하고 부당한 위협이며, 결코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온라인으로 서명을 받고 있는 해당 성명 웹사이트에는 작가 이시구로, 배우 무어를 비롯해 영국의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 스웨덴 팝그룹 아바의 비에른 울바에우스, 할리우드 배우 케빈 베이컨, 멀리사 조앤 하트, 케이트 맥키넌, 코미디언 로지 오도넬, 미국 소설가 제임스 패터슨 등의 이름도 올라왔다.
성명을 주도한 뉴턴-렉스는 "우리가 얘기하는 것은 글, 미술, 음악 등 사람들이 만든 창작물이다. AI 회사가 이를 '학습 데이터'라고 부르는 것은 비인간적인 행위"라며 "AI 학습을 거부하는 부담을 창작자에게만 지우는 것은 완전히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AI 기업의 창작물 사용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면서, 문화예술인 개인이 직접 거부 의사를 밝혔을 때만 AI 기업이 저작물을 제외하는 '옵트 아웃'(opt out) 방식이 아닌, 원할 경우에만 학습 대상에 포함하는 '옵트 인'(opt in)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여러 작가들이 오픈AI 등 AI 기업들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해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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