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레미아, 'JC파트너스 이중플레이'에 경영권 분쟁 조짐

입력 2024-10-23 17:04   수정 2024-10-24 17:27

이 기사는 10월 23일 17:0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의 '이중 플레이'로 경영권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 됐다. JC파트너스가 2대주주 지분을 대명소노그룹에 매각하면서 최대주주 지분까지 향후 확보 가능한 옵션까지 넘기면서다. 해당 PEF는 현재 최대주주인 AP홀딩스와 주주간 계약을 맺어 제3자에게 경영권을 묶어 팔거나 최대주주에 자신의 지분을 넘기려던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사건건 부딪치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AP홀딩스를 등진 것으로 보인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에 대명소노그룹이 2대주주로 합류하면서 경영권 분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명소노 계열사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JC파트너스가 보유한 2대주주 지분 22%의 절반을 471억원에 인수하고 잔여 지분도 내년 6월부터 사갈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AP홀딩스 지분(46%)까지 묶어 팔 수 있는 드래그얼롱 권한까지 부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JC파트너스와 AP홀딩스는 지난해 AP홀딩스와 주주간계약(SHA)을 맺어 합산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제3자에게 팔기로 했다. 혹은 AP홀딩스가 직접 이 지분을 사와 최대주주 지위를 공고히 하기로 했다. 하지만 드래그얼롱 권한이 대명소노에 넘어가게 되면서 예측할 수 없게 됐다. 대명소노는 내년 4월 드래그얼롱을 행사해 AP홀딩스 지분까지 매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AP홀딩스로선 JC파트너스의 '이중 플레이'로 경영권이 위협받게 된 셈이다. 반면 JC파트너스로선 대명소노에 팔든 AP홀딩스에 팔든 경영권 프리미엄을 두 번 누리게 됐다.

AP홀딩스 측은 "JC파트너스가 일방적으로 합의를 깼다"며 대명소노의 경영권 인수 시도가 적대적 M&A나 다름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JC파트너스가 2대주주 지분을 합의도 없이 매각할 줄 몰랐고 경영권 매각과 관련해 대명소노 측과도 어떤 협의가 오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AP홀딩스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문보국 전 레저큐 대표가 공동설립한 법인이다. 김 회장과 문 전 대표는 에어프레미아 설립 초기 투자자들로 항공업에 대한 의지를 오랜 기간 드러내왔다. 회사가 항공 면허를 받기도 전인 2018년 엔젤 투자를 단행한 후 2021년 JC파트너스가 투자할 당시에도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 작년엔 AP홀딩스를 세워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JC파트너스는 2대주주로 내려왔다. 이후로도 JC파트너스 보유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남은 지분도 내년 모두 인수할 계획이었다.

JC파트너스는 일본 오릭스 출신 이종철 대표가 이끄는 PEF다. JC파트너스가 독자 노선을 택하게 된 배경엔 오랜 기간 곯아있던 감정의 골이 지목된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경영 의사결정마다 부딪히면서 본격적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방아쇠를 당긴 건 올해 초 있었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이었다. 펀드 청산을 위해 투자 회수를 원했던 JC파트너스는 자금 투입을 꺼렸고 항공업에 의지가 컸던 AP홀딩스는 인수를 적극 추진했다. 경쟁사인 에어인천이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인수는 불발했지만 양측 간 입장차만 확인하는 사례가 됐다.

한 관계자는 "JC파트너스의 독자 행보로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경영권 판도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할 수 없게 됐다"며 "드래그얼롱이 발동되는 내년 5월부터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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