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가가 되기 위한 예비조건 [마스턴 김 박사의 說]

입력 2024-10-23 09:50  

이 기사는 10월 23일 09:5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한민국 구성원의 부동산 사랑은 명성이 자자하다. 상위 5대 대기업집단이 보유한 토지의 장부가액은 2022년 기준 71.7조이며, 투자 부동산 규모만 17.7조 원이다. 본사, 공장 부지, 물류창고 등 본원적 사업을 위한 부동산을 제외하고 수익 창출 목적으로 투자한 금액이다.

가계의 부동산 투자도 건당 규모가 작지만 그 열정은 기업과 우위를 논할 수 없다. 2020년 기준 2주택 이상 보유자는 약 219만 명, 10채 이상 보유자 3, 8만 명, 50채 이상 보유자는 약 3,000명이다. 개인 또는 가계가 부동산 담보로 차입할 때 상대적 저금리가 가능하여도 적정 투자 수준에 논란이 있다.

부동산 투자는 보유한 부의 가치를 유지하고 증대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지만, 부동산 투자에는 몇 가지 제약이 있다. 주식, 채권 투자의 금융시장은 부동산보다 발전되어 있어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상장 주식은 가격이 높아지면 액면 분할로 투자 기회를 확대하지만, 부동산은 여전히 최소 투자 규모가 첫 번째 진입 장벽이다.

두 번째 제약 조건은 투자 기간이다. 거래 비용으로 제약뿐만 아니라 목표로 하는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개인의 신축 아파트 투자나 기업의 오피스 빌딩 투자나 임대 수익률 증가를 통한 가치 제고에는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2가지 제약 사항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STO 투자가 도입되었으나, 제도 미비로 인한 비활성화로 현시점에서 매력적인 투자가 되기는 어렵다. 결국 가계와 기업 모두 운전자금과 투자 재원 (자녀 유학, 기업 R&D 등)을 제외하고 3년 이상 투자가 가능한 유보자금 확보라는 부동산 투자자가 되기 위한 예비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일반 중소기업과 근로소득자인 개인, 물려받을 토지가 없는 가계는 투자의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한 중간 과정이 필요하다.

종자돈 확보를 위한 가장 빠르고 가장 짜릿한 방법으로는 암호화폐 투자가 있다. 경마보다 자극적이며,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도박이 가능한 유일한 자산이다. 소액 투자자가 불리한 공매도 및 기관 담합의 시세 조종도 없으며, 미국 장기 국채처럼 소액 투자가 불가능한 자산도 아니다. 암호화폐 투기의 성공은 퍼센트 단위 수익률이 아닌 배수 단위 수익률이기 때문에 성공만 한다면 종자돈이 아닌 사회적 지위를 상승하는 수준의 부의 축적도 가능하다. 다만, 암호화폐의 극단적 가격 변동성으로 인하여 수학적으로 계산된 위험 조정 수익률은 수익 없음에 수렴한다는 사실은 환기가 필요하다.

우리가 원하는 최소 투자 재원의 확보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른 방법으로는 이자를 수취하는 금융권 예금과 채권 투자가 있다. 확정된 수익을 약속한 시점에 투자자에게 원금과 함께 상환하기 때문에 위험 조정 수익률은 원래 약속한 수익률과 일치한다. 개인이나 기업 모두 희망하는 투자 시기가 제각각인데, 발전된 금융 시장은 일일 투자가 가능한 MMF에서 10년 장기 투자용 국채까지 다양한 상품을 제공한다.

복리 효과로 절대 금액은 증가하나 오직 예금과 채권에만 투자하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화폐가치 하락 효과로 부동산 투자에 필요한 종자돈이 증가하여 우리가 원하는 기간에 목표 자금 확보가 어려울 것이다. 화폐가치 하락 효과를 항상 반영하는 부동산은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교과서적 대안은 적정 리스크를 반영하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시장의 위험에 대응하되 부동산 투자를 위한 최소 투자 재원을 확보하면 된다.

그런데, 시장의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률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보편적 투자 포트폴리오가 금융 상품과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대체투자 상품의 조합이라는 순환 참조에 빠지게 된다.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또 다른 제약 조건을 추가해 보자. 부동산 투자가 없는 가계나 기업이 고비용의 외부 투자자문을 활용하거나 내부에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서 복잡한 투자 전략을 운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가능하면 간단한 포트폴리오 구성이라는 제약을 추가하자.

소액으로 편리하게 투자하며, 위험 헤지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로 2가지 금융상품의 조합을 추천한다. 확정 이율의 적금 또는 MMF 투자와 위험 자산으로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금융상품 투자이다. S&P 500 지수 추종 투자는 연간 9~10%의 수익률을 50년 이상의 기록하고 있다. 역시 단순 수학적 계산으로는 차입 없이 30년간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투자와 강남 아파트 투자를 비교하면 전자의 수익률이 후자보다 높다. S&P 500 지수는 표시 그대로 글로벌 신용평가 기업인 S&P가 세계 금융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미국 자본 시장에서 경쟁력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을 선별하는 지수이다. 투자 매력도가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매력도가 있어야 지수에 편입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장 광범위한 주식 투자의 Index로 활용된다. 또한 S&P 500 지수를 추종 상품은 운용사에 지불하는 보수가 낮기 때문에 상대적 비용 절감 효과도 높다.

물론 S&P 500 투자가 절대로 잃지 않는 투자는 아니다. 리스크는 존재하며 때로는 손실도 발생한다. 2007년부터 10년간 워런 버핏은 S&P 500 지수 추종으로 미국의 펀드 매니저들을 모두 이긴 사례가 있다고는 하여도 리만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COVID19 팬데믹 시기에는 S&P 500이 각각 -37%, -22%의 수익률은 기록하였다. S&P 500 지수 추종 투자의 위험을 제거할 수는 없지만 위험의 축소는 가능하다. 세계 경제의 위기 신호와 미국 시장의 일시적인 위험 요인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된다. 미국의 모기지 파생 상품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스라엘과 범 이슬람 국가의 전면전, 전 지구적 전염병 창궐 등 세계 경제의 위기 신호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기간 투자를 유보하고 현금으로 보유하면 된다. 사실 이러한 위기도 역사적으로는 장기 투자로 수익률 회복이 가능하나 투자 회피가 여러모로 안전할 것이다.

다른 요인으로 미국 시장의 부정적인 상황에 대한 확인이다.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되는 선거 개표 시점에 미국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하락하고 바로 회복하는 이벤트가 발생하였다. 이 시기에는 현재 포지션의 유지면 충분하다. S&P 500 + 예적금 투자 포트폴리오로 종자돈 확보도 중기 전략이다. 그럼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고 걱정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현재의 대한민국 경제 상황에서 그런 걱정은 기우이다. 포트폴리오에 부동산 편입에 조급해 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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