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감옥에서 쓴 안중근 의사 '독립'…15년 만에 공개

입력 2024-10-23 18:40   수정 2024-10-24 00:31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1879~1910)가 삶의 마지막에 남긴 것은 자기 뜻을 담은 글씨였다.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 의사는 이틀 뒤 중국 뤼순 감옥에 수감됐다. 그리고 이듬해 3월 26일 순국하기 전까지 이 감옥에서 많은 글씨를 썼다. 현재 남아 있는 유묵(遺墨·생전 남긴 글씨나 그림)은 대부분 이때 작품이다. ‘위국헌신 군인본분’(나라 위해 몸 바침은 군인의 본분이다), ‘국가안위 노심초사’(국가의 안위를 걱정하고 애태운다)…. 그 내용과 필체만으로도 안 의사의 독립 열망과 높은 기상, 절개가 그대로 느껴진다.

안 의사의 이런 유묵 18점이 나오는 전시 ‘안중근 書’가 24일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개막한다. 하얼빈 의거 115주년을 맞아 열리는 특별전이다. 전시된 유묵 중 보물로 지정된 작품만 13점이다. 유묵의 대부분은 수감 생활을 하는 안 의사의 기개를 존경한 일본인 관리와 간수들이 “글씨를 하나 받고 싶다”고 부탁해 써준 것. 시간이 흐르며 이 유묵들은 제각기 다른 곳에 소장됐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인 ‘獨立’(독립)도 마찬가지다. 이 유묵은 뤼순 지역에 파견돼 있다가 안 의사를 만나 교감을 나눈 정심사(淨心寺) 주지 마쓰다 가이쥰이 1910년 받은 것이다. 정심사는 보관해오던 유묵을 1997년 류코쿠대에 위탁했고, 이 대학이 지금까지 소장 중이다. 단 두 글자만 적혀 있지만 간결한 글자에 담긴 힘은 안 의사의 정신을 그대로 보여준다. 2009년 국내 전시 이후 15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전시는 안 의사의 시기별 행적을 중심으로 펼쳐냈다. 예컨대 안 의사의 출생과 성장, 종교 등 배경을 다룬 1부에서는 ‘황금백만냥 불여일교자’(황금이 백만 냥이라도 자식 하나를 가르침만 못하다)라는 글씨를 통해 교육을 강조한 안 의사 가문의 가풍을 조명한다.

유묵 외에도 전시장에는 안 의사의 삶과 관련된 자료 50여 점이 나와 있다. 독립운동가이자 동양 평화를 염원한 사상가, 백년대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의 다양한 면모를 만나볼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 전시는 내년 3월 31일까지 열린다.

성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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