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조300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했다. 순이익은 5조7534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최대 분기 매출을 올렸던 올 2분기 당시 실적보다도 1조원 이상 더 늘었다. 영업익과 순이익도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 기록을 뛰어넘었다. 당시 영업이익은 6조4724억원, 순이익은 4조6922억원을 달성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보면 3분기 매출은 18조370억원, 영업이익은 6조76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은 전망치를 밑돌았지만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영업익은 전망치를 웃돌았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이에 맞춰 회사는 HBM, 기업용 솔리드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특히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D램·낸드 모두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 대비 10%대 중반 올라 당사는 사상 최대 영업익을 거뒀다"고 했다.
실제로 올해 HBM과 eSSD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뚜렷해졌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이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성형 AI가 멀티모달 형태로 발전하는 데다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PC·모바일용 제품 시장의 경우 내년부터 안정적 성장세가 예상된다. AI 서버용 메모리에 비해 수요 회복이 더뎠지만 각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AI 메모리가 출시되면서 수급 균형이 맞춰진다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세계 1위 기술력을 토대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리고 수익성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D램은 기존 HBM3에서 HBM3E 8단 제품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달 양산에 들어간 HBM3E 12단 제품 공급도 예정대로 올 4분기에 시작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3분기 전체 D램 매출 중 30%를 차지한 HBM의 비중이 4분기에 들어서면 4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에선 투자 효율성과 생산 최적화 기조에 무게를 두면서 시장 수요가 늘고 있는 고용량 eSSD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 달성을 통해 글로벌 넘버원 AI 메모리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앞으로도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공급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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