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24일 올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8%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조300억원, 순이익은 5조7534억원에 달했다.
영업익과 순이익의 경우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 당시보다도 1조원 넘게 늘어난 호실적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재무담당(부사장·CFO)은 이날 오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엔터프라이즈 SSD(기업용 솔리드테이트드라이브)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D램·낸드 모두 수익성을 전 분기보다 개선하면서 2018년 초호황기에 달성했던 이익을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성과급 잔치'가 예상돼 상·하반기에 각각 지급되는 생산성격려금(PI)으로 눈길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PI 지급 기준을 변경했다. 당초 반기별 경영계획·생산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다음 지급률을 정했던 방식보다 PI 지급률이 상향됐다.
새 지급 기준을 보면 영업이익률이 30% 이상일 땐 기본급의 150%를 PI로 지급한다. 15~30% 미만일 경우엔 125%로 책정된다. 0~15% 미만은 100%, -10~0%는 50%다. -10% 미만은 지급하지 않는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40%에 달한다. 올 1분기와 2분기엔 각각 23.2%, 33%를 기록했다.
상반기의 경우 솔리다임을 제외한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이 30%를 넘었다. 이에 따라 PI 지급률은 150%로 책정됐다. 지난해 신입사원 연봉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400만원이 지급됐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도 긍정적 시장 상황과 실적 개선세가 예상되는 만큼 상반기와 같은 수준의 PI가 지급되지 않겠냐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김 부사장은 "작년부터 시작된 AI향 메모리 제품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계속되면서 메모리 시장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주요 응용처인 PC·스마트폰의 수요 회복이 기대 대비 다소 지연되고 있는데도 서버·AI향 메모리 제품 수요 강세가 기존 응용처의 수요 감소를 상쇄했고 AI 기술 적용 범위가 확대될수록 메모리 수요 저변도 넓어지면서 시장은 더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 4분기 주요 제품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내놨다.
김 부사장은 "4분기 D램은 수요가 견조한 HBM과 서버 D램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중반의 출하량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며 "낸드는 엔터프라이즈 SSD 제품 판매 확대에 집중해 10% 초반의 출하량 증가를 계획중"이라고 했다.
HBM 매출 비중 확대도 실적을 끌어올릴 요인으로 꼽힌다. 3분기 전체 D램 매출 가운데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했다. 4분기엔 이 비중이 40%로 확대될 전망이다.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수익성은 빠른 속도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김 부사장은 "3분기 중 HBM3E 출하량은 HBM3를 넘어섰고 4분기엔 HBM3E 12단 제품 공급을 시작해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 이상으로 증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