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진 아워홈 글로벌사업전략부문장(사진)은 지난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 국제식품박람회’(SIAL파리)에서 “‘구씨반가 청잎김치’가 혁신상 그랑프리를 수상한 것을 계기로 유럽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아워홈은 그동안 단체급식, 식자재 납품 등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사업을 해왔다.
올해 박람회의 혁신상 그랑프리로 2200여 개 출품작 중 16개 부문별 1위 제품이 선정됐다. 구씨반가 청잎김치는 한국 제품으론 유일하게 1위(간편식·케이터링 부문)를 차지했다.
구씨반가 청잎김치는 김치 제조 과정에서 부산물로 여겨지던 배추 겉잎으로 만든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이다. 청잎은 일반 배추잎에 비해 베타카로틴, 엽록소,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지만 질감이 거칠고 유통 과정에서 시들거나 더러워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청잎김치는 청잎의 영양적 이점과 고소한 맛을 잘 살리면 수요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판단한 구자학 아워홈 선대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백 부문장은 “3~4년 연구 끝에 제품화에 성공했다”며 “친환경과 재료 독창성, 맛, 영양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아워홈은 비건 인구가 많은 유럽 시장을 겨냥해 새우젓 대신 식물성 시즈닝을 넣은 청잎김치도 개발 중이다.
아워홈은 2021년 폴란드에 법인을 설립해 유럽 단체급식 시장에 진출했다.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등이 주 고객사다. 올 1월에는 폴란드 현지 식품 전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와 계약해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폴란드 공장에서 만든 김치는 영국 마트 등에 납품되고 있다.
백 부문장은 “대상, 농심, 삼양식품 등이 유럽 시장에 K푸드 인지도를 끌어올린 퍼스트무버(선도자)였다면 아워홈은 패스트팔로어(빠른 추격자)”라며 “당분간 각국 메인스트림 유통 채널에 입점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