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휴대폰 안 터지는데…이게 맞는 건가요?" 분통

입력 2024-10-25 09:05   수정 2024-10-25 09:59


"통신사에 물어보면 5세대(5G) 권역이라는데 집에서 터지질 않아서 그냥 LTE 씁니다."

경기도 군포에 거주하는 고예림 씨(26)는 '5G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주로 LTE를 쓰고 있다며 이 같이 털어놨다. 그는 "통신사에 전화해 보면 전산상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뿐이고 단말기가 문제냐고 물으면 전원 끄고 켜보라는 식으로 대응한다. 정보기술(IT) 강국에 사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지하 1층에 위치한 한 교회를 다니는 김예찬 씨(32)도 "코로나19 이후로 금요일이나 일요일에 진행하는 교회 예배를 실시간으로 내보내고 있는데 통신에 차질이 생겨 스트리밍이 끊겼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분명 5G는 속도가 빠르고 잘 터진다는 식으로 광고했는데 지하 1층이라고 해서 이렇게 안 터지나"라고 말했다.
실내 기지국 설치율 전체의 11.1% 수준
5G 상용화 후 5년이 흘렀지만 정작 실내 기지국 설치율은 전체의 11%에 불과해 5G 사용이 어렵다는 이용자들 불만이 나오고 있다.

25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이통사별 5G 기지국 구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이동통신 3사는 누적 34만5795개의 기지국을 구축했으나 실내 기지국 설치는 3만8252개에 그쳤다. 전체의 11.1% 수준이다.

사업자별로 SK텔레콤은 12만1252개 기지국 중 11.4%인 1만3849개, KT는 11만4552개 중 11.6%인 1만3294개(11.6%), LG유플러스는 10만9991개 중 10.1%인 1만1109개로 집계됐다.

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3년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주요 실내 시설 평균 접속 가능 비율은 95.68%로 높은 편이었다.

대부분의 기지국이 지상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지하와 터널의 기지국 설치율은 더욱 낮았다. 지하는 이통3사 합계 7743개(2.2%), 터널은 4814개(1.4%)다.

이 의원은 "정부가 주파수 재할당 시 실내 무선국 설치를 별도로 강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5G 단말기로 비싼 요금을 내고도 건물 안에선 LTE 우선 모드를 써야 하는 현실"이라며 "지난 9월에 발표된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에도 실내 기지국 투자에 대한 대책은 없어 과기정통부가 5G 주파수 추가 공급 및 이용 기간 종료에 따른 재 할당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직 전체 10분의 1 수준의 실내 기지국 설치에도 불구하고 이통3사 설비 투자(CAPEX)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19년 5G 상용화 이후 이통3사 설비 투자가 2019년 9조5967억원, 2021년 8조2006억원, 2023년 7조3379억원으로 줄었다.

기지국, 실외 더 많아…5G 커버리지 지도 실외 중심
이러한 실내 기지국 부족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통3사의 기지국 설치가 실외에만 집중됐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과기정통부와 통신업계가 2021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당시 이통3사의 실외 기지국은 실내 중계기보다 14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통3사가 제공하는 5G 서비스 통신 서비스 이용 가능지역(커버리지) 지도도 실외 기지국 중심으로 표시돼 있어 이동통신 서비스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정부는 지난 2월 올해부터 건물 같은 실내 시설의 5G 서비스 품질 평가를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커버리지 점검과 품질평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전국 400곳의 평가 표본 중 40%에 해당하는 160곳을 실내 시설로 두겠다는 방침이다.

통신 품질평가는 1999년부터 매년 이뤄지고 있는데 5G 서비스가 시작된 2020년부터 5G 품질 평가는 그동안 실외 위주로 이뤄져 실내 통실 품질을 충분히 측정하지 못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표본 중 실내 시설 비중을 지난해 26%에서 올해 40%로 크게 늘린다. 또 기지국, 중계기 등 5G 무선국을 설치하지 않아 품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건물 위주로 실내 표본을 정할 방침이다. 재점검은 미흡 지역은 물론 기존에 평가를 거친 곳에서도 이뤄진다.

지난해 5G 품질 미흡 지역은 LG유플러스 13개소, SK텔레콤 10개소, KT 9개소, 5G 접속 미흡 시설은 KT 28개소, SK텔레콤 17개소, LG유플러스 15개소로 확인됐다.

과기정통부가 올해 8월 발표한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서 전송속도가 느리거나 전파 신호 세기가 약한 것으로 확인된 총 80곳에 대해 품질 개선 여부 재점검 결과에 따르면 5G의 신호 세기가 약해 안정적인 5G 이용이 어려웠던 '5G 품질 미흡 시설' 34곳 중 SK텔레콤과 KT는 모두 개선했으나, LG유플러스는 미개선된 곳이 1곳 확인됐다.

올해 신규로 재점검한 '5G 접속 미흡 시설'의 경우 LG유플러스는 모두 개선했으나, SK텔레콤 1곳, KT 2곳은 미개선됐다.

이도규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LTE 서비스는 품질 미흡 지역이 모두 개선됐으나 5G 서비스는 여전히 품질이 미흡한 곳이 있어 통신사업자의 지속적인 품질 투자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미흡 지역으로 확인된 4곳은 하반기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서 재점검해 품질 개선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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