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가면 눈치 보는데"…30대 직장인, 깜짝 놀란 여행지

입력 2024-10-25 20:30   수정 2024-10-25 22:10


이번 주말 반려견과 여행을 계획 중인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서울 도심을 벗어나 충남 태안으로 갈 계획이다.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를 표방한 태안은 반려견 동반 숙소가 많은 데다 출입할 수 있는 식당도 쉽게 찾을 수 있어 반려견주 사이에서 인기 여행지로 꼽힌다.

김 씨는 "반려견과의 여행은 숙소, 식당은 물론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고려해 준비해야 한다"며 "반려동물 관광 친화 도시인 만큼 지역 주민들 반응도 좋을 것 같아 태안으로 떠난다"고 말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1500만명으로 추산된다. 양육인구 비율이 늘면서 반려동물 동반 여행 수요 역시 증가세를 보인다. 한국관광공사가 반려동물과의 여행 경험을 조사한 결과(이하 복수응답) '당일 여행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22년 65.7%에서 올해 70.1%로 4.4포인트 늘었다. '숙박여행 경험' 역시 53%에서 60.5%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 수요가 늘면서 정부와 지자체에서 추천 여행지, 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며 "아직 여행지를 결정하지 못했다면 이를 활용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자체는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을 위한 프로모션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여행경비를 지원하는 곳도 있다. 관광공사는 울산과 태안, 포천, 순천 등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 미션투어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지역별 주요 관광명소 두 곳 이상을 방문해 간단한 미션을 수행하면 기념품을 증정한다. 태안은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 100팀에게 여행 경비를 최대 10만원 지원하는 '펫니스 미션 투어'도 별도 진행한다.

울산은 이날부터 27일까지 '울산 반려동물 관광 축제'를 개최한다. 광역시 최초로 반려동물 친화 관광 도시로 선정됨에 따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관광도시로 정착시킨다는 취지다. 26~27일에는 반려동물여행과 반려동물 캠핑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교통비를 지원하는 지자체도 있다. 제주도는 지난 3월부터 제주관광협회와 뱃길특화관광객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이 뱃길을 이용해 왕복 여행 시 1인당 3만원을 지원한다. 다음달 29일까지 사전 신청받고 준비된 예산이 소진될 경우 조기 마감된다.


지자체가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 모객에 나선 데는 관광 인구를 늘린다는 목적이 반영됐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족(펫+패밀리)'의 동반 여행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이들이 여행에 지갑을 적극적으로 열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한국관광공사 반려동물 동반여행 활성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동반한 여행객은 일반 여행객 대비 당일 기준 3.7배, 1박 이상 여행에선 2.2배 돈을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인들은 비용이 더 들더라도 눈치보지 않고 반려동물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비반려인의 따가운 시선까지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는 반려견주들에게 인기인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인들이 맘 놓고 찾을 수 있는 여행지가 늘어나는 건 환영할 일"이라며 "그 외 지역에서도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가 즐거운 공존하는 여행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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