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실손의료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떼러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전산화)가 25일 병상 30개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를 대상으로 순차 시행에 들어갔다. 병상 30개 미만의 의원과 약국에서는 내년 10월 25일부터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시행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보험개발원에서 보건복지부와 금융감독원, 보험업계 등과 함께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오픈행사’를 열어 전산시스템 운영 상황과 요양기관 참여 현황 등을 점검하고 향후 추진방향을 논의했다.
지난 24일 기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참여를 확정한 요양기관은 총 4223개(병원 733개, 보건소 3490개)다. 요양기관 참여율은 54.7%로 실손보험 청구건수 비중(각급 병원별 환자 이용객 수 차이를 반영)은 56.9%(추정)다. 전산화 시행에도 상당수 환자는 기존처럼 직접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보험금을 신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금 전산 자동청구를 시행하려면 병원마다 별도의 자동신청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자체 정보기술(IT) 역량을 갖춘 상급종합병원은 전산화 참여가 가능한 반면 소규모 병원은 자체적으로 간소화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기 어려운 터라 진료 차트나 영상 기록 등을 전산화해 관리해주는 전자의무기록(EMR) 업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 EMR 업체와 보험업계 간 비용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EMR 업체와 병원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 보험업법에 명시된 전산시스템 구축·운영 비용 부담 주체는 의료계나 EMR 업체가 아닌 보험사다.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업계와 EMR업체 간 협상 진전으로 9월말 이후 400개 이상의 병원이 추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는 병원과 EMR업체의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금융당국은 내년 10월25일부터 7만개 동네 의원과 2만5000개 약국으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확대되는 것과 관련해 “병원 연계가 끝나기를 기다리지 말고 보험업계는 별도 전담팀을 지금부터 구성해 의원과 약국 참여를 설득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실손24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현재 실손 전산 청구가 가능한 내 주변의 병원을 확인할 수 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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