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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네바다주에 대규모 신규 리튬 광산 개발을 승인했다. 중국의 핵심 광물 공급망 지배력을 깨기 위한 전략에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국내 리튬 광산 개발을 허가한 첫 사례다.
호주 리튬 생산 업체 아이오니어는 24일(현지시간) “리오라이트 리지 리튬-붕소 광산에 대한 연방 허가를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미국의 리튬 생산량이 4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간 약 37만 대 전기자동차에 20년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아이오니어는 2025년 광산 건설을 시작해 2028년 생산을 목표로 한다.
해당 리튬은 한국 배터리 제조사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아이오니어는 포드와 SK이노베이션 합작사인 블루오벌SK에 탄산리튬 연 7000만t을 공급하는 계약을 2022년 체결했다. 같은 해 도요타와 파나소닉의 합작사 JV프라임플래닛에너지&솔루션과도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에코프로의 리튬 소재 자회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 점토리튬을 공급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염수나 광석이 아니라 점토에서 리튬을 뽑아내는 점토리튬 채굴 기술은 아직 상용화된 사례가 없지만 북미 지역에 매장된 점토층을 통해 리튬 생산을 늘릴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허가는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주원료인 리튬 등 핵심 광물을 중국에 의존하는 대신 자립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로라 대니얼데이비스 내무장관 대행은 이번 사업과 관련해 “청정에너지 전환을 진전시키고 미래 경제에 동력을 제공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대출 7억달러도 제공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2년 이후 중요한 광물을 위해 가동된 미국 광산은 단 3곳뿐이며 그중 어느 곳도 공공(연방) 토지에 있지 않았다”고 바이든 행정부가 내린 이번 허가의 의미를 분석했다.
자연보호 활동가는 해당 광산이 있는 연방 토지에서 채굴을 확장하면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화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이유로 광산 개발에 반대해왔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위험 요소가 없다고 판단했다. 현재 미국에서 유일한 리튬 광산은 리튬아메리카스가 네바다에 건설 중인 것으로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말기에 허가받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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