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특별감찰관 추천 주장으로 촉발된 여당 내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가 추경호 원내대표를 강하게 압박한 데 이어 한 대표 역시 본인의 권한을 강조하자, 친윤(친윤석열)계도 “한 대표의 월권”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 대표는 25일 자신의 SNS에 “특별감찰관 임명은 현재도 유효한 우리 당 대선 공약”이라며 “당 대선 공약 실천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국민들께 공약 실천에 반대하는 타당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썼다. 그는 이날 대구를 찾아서도 “변화와 쇄신을 방해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자해적 이간질로 알량한 이득을 보려는 소수의 사람도 있다”며 친윤계를 겨냥했다.
이에 추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총 진행 등에 대해 의원들 뜻을 수렴해 움직일 것”이라고 맞받았다.
친한계는 특별감찰관 추천을 위한 의총을 ‘늦어도 다음주엔 열어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추 원내대표는 오는 11월 1일로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감 이후에 의총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총에서의 의결도 표결로 당론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경우 친한계와 친윤계의 세 대결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친윤계도 한 대표 비판에 시동을 걸었다. 직전 당 대표를 지낸 5선 김기현 의원은 이날 SNS에 “원내대표는 국무총리 같은 임명직이 아니라 의원들의 선거로 뽑힌 선출직으로서, 당헌·당규 어디에도 당대표가 원내대표를 지휘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고 썼다. 또 한 대표를 향해 “우리 당 대표가 야당 대표로부터 응원 파이팅을 받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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