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이하 오일뱅크)가 일본 정유업체 코스모오일과 합작해 세운 HD현대코스모를 흡수합병한다. HD현대코스모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경영 효율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일뱅크는 다음달 1일 코스모오일로부터 현대코스모 지분 50%를 145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오일뱅크는 이번 매입으로 지분 100%를 확보한 현대코스모를 흡수합병할 계획이다.
오일뱅크 관계자는 “HD현대케미칼과 HD현대코스모로 이어지는 화학 자회사 생산·공급 구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일뱅크는 흡수합병한 뒤 현대코스모 사업에 대해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코스모는 2009년 오일뱅크와 코스모오일이 50 대 50의 합작비율로 세운 회사다. 현대코스모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벤젠·톨루엔·자일렌(BTX) 등을 제조하는 오일뱅크의 화학사업 부문을 2010년 인수했다.
현대코스모는 화학사업을 바탕으로 2018년 매출 2조9893억원, 영업이익 1681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세를 키웠다. 하지만 2020년 83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3183억원에 달한다. 중국 화학업체들이 BTX 생산을 늘리면서 제품 가격이 급격히 내려간 영향이다.
BTX는 플라스틱 용기, 합성수지, 폴리에스터 섬유의 원료다. 영업손실이 확대되면서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결손금은 2685억원에 달했다. 적자가 쌓이자 결국 회사를 수술대에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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