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중국이 미국 주도의 동맹 강화를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북한 군대가 러시아에 파병되면서 중국의 불안감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서방 동맹국들이 이번 주 북한이 시베리아 소수민족으로 위장한 1만2000명 이상의 병력을 러시아 최전선에 보냈다고 밝혔고, 이 같은 조치가 중국의 우려를 한층 더 증폭시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양국 관계는 파병 전부터 삐걱거렸다는 게 FT의 분석이다. FT는 "지난주 중국 건국 75주년 기념 축하 메시지를 보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답신을 보내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친근한 이웃 국가’라는 표현을 생략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국의 불편함이 커졌음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번 북한군의 러시아 병력 파병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주로 탄약 공급에 국한되었던 협력이 한 단계 격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한반도의 미묘한 힘의 균형을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을 우려한다고 FT는 분석했다.
또 FT는 "(중국은) 북러 밀착 관계가 미국, 일본,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군사 동맹을 강화하게끔 자극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는 자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고 풀이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 여부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중국 측은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냉전 초기시대 북·중·러 북방 삼각관계와 한미일의 남방 삼각관계의 대치 상황을 바라지 않고 있다는 게 FT의 평가다.
주펑 중국 난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은 "동아시아에 냉전이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미국이 한·일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며 "중국의 상황은 현재 매우 어려운 상태로, 딜레마 상태"라고 평가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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