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제네시스 본사에서 만난 마이크 커티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이종 이식 시대가 꽃피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제네시스는 지난 3월 살아 있는 사람에게 돼지 신장 이식 수술을 처음으로 성공시키며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환자는 신장 이상 없이 두 달가량을 생존했다.
이종 장기 이식을 막는 가장 큰 장벽은 면역 반응이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외부 물질을 적으로 인식한다. 이 때문에 이종 장기가 들어오면 제 기능을 못 하거나 피가 굳어버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제네시스가 3월 돼지 신장을 이식한 62세 환자는 수술 후 51일 만에 숨을 거뒀지만, 이식 후 17일이 지났을 때 퇴원했을 정도로 배뇨, 걷기 등의 생활이 가능했다. 커티스 CEO는 “신장은 투석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기능했지만 심혈관 질환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됐다”며 “환자 3명을 대상으로 후속 임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네시스가 이종 이식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게 된 것은 돼지 유전자 속 바이러스를 잡는 데 성공해서다. 기존 업체들은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면역 거부 반응을 막는 데 집중했다. 이제네시스는 돼지 유전자를 편집해 인간에게 폐렴을 일으키는 돼지 신장 속 레트로바이러스의 활성을 막았다. 이렇게 이제네시스가 편집한 유전자는 69개에 달한다.
다른 장기 이식에도 도전한다. 심장과 간에 이종 장기를 도입하는 게 이제네시스의 다음 단계다.
케임브리지=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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