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홍콩 완차이구 코즈웨이베이. 흰색 간판의 이색적인 매장 앞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글로벌 1호점 문을 연 ‘마뗑킴’ 매장(사진)이었다. 개점 첫날 반응은 뜨거웠다. 매장 앞은 사진을 찍고, 구경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계산대에도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매장에서 만난 웡 니콜(25)은 “거의 모든 홍콩 대학생이 마뗑킴 가방을 하나씩 들고 다닐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디자인이 한국적이어서 마음에 든다”고 했다.
마뗑킴은 올 4월 홍콩·마카오·대만 현지 파트너사와 5년간 1615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중화권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다음달엔 대만, 12월엔 마카오에 단독 매장을 열 예정이다.
마뗑킴은 지난해 10월부터 일본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K패션의 인기에 힘입어 마뗑킴 매출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22년 5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000억원으로 두 배로 급증했다. 올해는 1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늘어날 전망이다.
홍콩에서 인기가 높은 K패션 브랜드는 마뗑킴뿐만이 아니다. 코즈웨이베이에는 ‘3마’(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르디 메르크디) 매장이 두 블록에 걸쳐 자리 잡을 전망이다. 8월 마르디 메르크디가 인근에 매장을 열었고, 오는 11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가 들어선다. 이 지역 최대 쇼핑몰인 타임스스퀘어에서는 F&F의 MLB와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도 매장을 운영 중이다. MLB 매장엔 한 달 평균 30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적용된 이후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K패션이 채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갭, H&M 등이 매장을 철수하거나 축소하자 비슷한 가격대의 K패션 브랜드 판매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현지 패션업계 관계자는 “중화권은 K패션업체들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시장”이라며 “인구가 많고 K콘텐츠의 인기도 높아 글로벌 매출 확대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홍콩=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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