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일삼은 민간 비영리 기관 임원이 해고 무효 소송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이 임원은 '여자가 따라주는 술이 제일 맛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 후 이 남성은 '아재 개그'였다고 해명했지만, 재판부는 농담의 선을 넘었다고 판단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민사2부(김성주 부장판사)는 전 임원 A씨가 B재단을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원고 패소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사무실, 회식 장소 등지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여자가 따라주는 술이 제일 맛있다'며 성희롱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또한 직원에게 일방적이고 부적절한 신체 접촉도 한 차례 저질렀다.
재단 징계위원회는 A씨의 언행이 성희롱 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해임 처분을 의결했다. A씨는 이에 불목해 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내부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고, 최종 해임됐다.
A씨는 재판에서 "재단의 징계 내용 중 신체 접촉을 비롯한 상당수는 사실이 아니고 나머지 발언도 웃음을 유발하고자 이른바 '아재 개그'로 한 말"이라며 "경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며 징계는 정당하다"고 판결했으며 2심도 A씨에 대한 해임은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발언은 농담으로 치부할 수 있는 정도를 넘었다"며 "대부분 성적 맥락을 포함하고 있고 한결같이 저급하다. 나이가 어린 여성 직원 다수를 대상으로 매우 집요하고 반복적으로 이어졌다"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대부분이 A씨로부터 근무평정을 부여받아 재계약 여부가 결정된다. 객관적으로 전형적인 직장 내 성희롱 사례와 맞아떨어지는 언행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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