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코인)으로 얻은 투자 수익을 은닉하기 위해 국회에 허위 재산 신고를 한 혐의를 받는 김남국 전 의원이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정우용 판사는 28일 오전 10시 30분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의 김 전 의원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국회의원 재산 신고 시 가상자산 투자로 거액의 수익을 올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재산신고 기준일(매년 12월 31일) 직전 가상자산 계정의 예치금 중 일부를 은행 예금 계좌로 송금해 재산 총액을 맞추고 나머지 예치금은 가상자산으로 변환하는 등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산변동내역 심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의원은 이 혐의로 지난 8월 불구속 기소됐다.
김 전 의원 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당시 가상자산은 재산 신고 대상이 아니었으며, 재산 신고는 수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 단순 등록 절차이므로 구체적 처분에 대한 방해라 할 수 없다"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정치적, 도덕적으로는 반성해야겠지만 형벌로써 처벌하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변호사 배지를 달고 출석한 김 전 의원도 발언권을 얻어 "대법원 판례에 반하는 무리한 기소"라며 "출마했을 때부터 아주 작은 위법 행위도 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정치권 관행이라는 이유로 적당히 묵인하거나 가볍게 넘기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재산 신고도 공직자윤리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신고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고, 공무원 직무를 방해하려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2020년 12월 31일 기준 국회의원 재산신고액으로 주식 9억4000만원을 포함해 총 11억8000만원을 신고했는데, 이듬해 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코인에 투자해 연말에는 코인 예치금으로만 99억원을 보유했다.
그는 이를 숨기기 위해 2021년 12월 30일 예치금 99억원 중 9억5000만원을 주식매도대금인 것처럼 농협 계좌로 이체하고, 이튿날 나머지 89억5000만원으로 코인을 매수해 총재산은 전년 대비 8000만원만 증가한 12억6000만원으로 신고했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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