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갖추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직무 전문성과 회사와의 적합성이다.
직무 전문성은 말 그대로 해당 직무 수행을 위해 꼭 갖추어야 할 역량을 말한다. 과거에는 기본적인 소양과 소위 말하는 스펙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했다. 예시로 소프트웨어(SW) 개발자 채용을 살펴보자. 먼저 어학연수와 자격증, 토익 성적 등 화려한 스펙을 먼저 살폈다. JAVA 언어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 혹은 C언어의 이해도는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하기보다는 이런 스펙으로 무장한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공채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그 뒤 각 부서에 배치할 때, 전공자를 SW 개발 부서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즉, 개별 직무 전문성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기술이 발달하고 인터넷이 전 세계를 하나로 엮으면서 빠르게 변화하고 다양해졌다. 단순히 기본 소양 능력이 뛰어난 것만으로는 현재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워졌다. 실무에 투입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더라도 실제 업무에서 기본 지식을 활용해 실무 전문성을 높인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재단법인 ‘교육의 봄’이 진행하는 스펙 다이어트 캠페인이 이러한 부분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직무와 상관없는 스펙은 불필요한 것으로, 이것을 위해 보내는 시간은 구직자에게도, 기업에도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10년 넘게 인사를 업으로 해온 필자 또한 이 부분에 100% 공감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 직무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고 하자. 토익이 몇 점인지, 토익 스피킹이 몇 점인지, 사회봉사는 얼마나 했는지가 중요할까?
그렇다면, 자연스레 경력이나 경험이 없는 신입사원들의 직무 전문성을 어떻게 검증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그 해답은 각자의 조직 내에 있다. 조직에 좋은 시니어가 있으면 된다. 여기서 ‘좋은’ 시니어라는 뜻은 담당 직무의 전문성 및 역량을 보유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재를 뜻한다.
화려한 스펙이 가득한 이력서보다, 좋은 시니어가 중점적으로 확인하고 싶은 역량을 충분히 전달하고 해당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하나면 충분하다. 이렇게 조직에 좋은 시니어와 채용 과정에서 직무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면 전문성을 가졌거나 혹은 가능성을 가진 인재를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조직 내 시니어가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외부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을 권장한다. 창업 초기 회사는 대표 혹은 경영진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고, 그들의 성향에 따라 회사가 운영된다. 이 경우, 경영진과의 핏이 더 우선시되어 전문성이나 직무 관련 역량에 대한 검증이 미비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현실을 직시하고 적극적으로 외부 도움을 받아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사업 성패에 인재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회사일수록 다양한 직군의 예비 후보자들과 시간을 적극적으로 보내면서 그 과정에서 ‘좋은 인재’를 선발하는 기준을 정하고, 그를 통해 구성원을 조직해야 한다.
채용은 단순히 우리 회사에서 필요한 직원을 구하는 과정이 아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우리 회사의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영입하는 과정이고,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성과와 직결되는 문제다. 무엇보다 채용 실패비용이 늘어난다면 지금 당장의 지출이 늘어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TA 혹은 채용 담당자를 채용하더라도,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대표 혹은 C레벨 또한 계속적으로 사람을 보는 눈을 키워 나가야 한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경험해야 한다. 우리 회사에 적합한 인재, 좋은 인재는 책에서 찾을 수 없다.
천지현 스펙터 인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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