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해외사업 쇄신'…현지서 지점장 발탁

입력 2024-10-28 17:49   수정 2024-10-28 17:50

은행권이 글로벌 사업 전략 재편에 나섰다. 현지 직원을 지점장으로 발탁하고 국내 임원 중심의 ‘나눠먹기식 해외법인 배치’ 인사 제도도 정비한다.


은행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좀처럼 수익성을 끌어올리지 못하자 대대적인 쇄신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의 국내 이자이익 의존도는 80%를 웃돈다.
◆현지인 관리자 키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내년부터 ‘현지 직원 핵심 인재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지 채용 직원에게도 점포장과 RM(기업금융 전담) 등의 직위를 부여한다. 국내 파견 인력이 아니라 현지 직원 중에서도 관리자급 인재를 확보해야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상 은행권의 해외 지점장과 관리자는 본점 출신 직원이 맡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지 인재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영 체제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기 위한 방안”이라며 “이런 인재들이 향후 하나은행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직원 교육도 강화하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모빌리티’ 제도를 통해 해외 점포 우수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간 한국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직원이 한국 본점 외환사업지원부에서 근무하며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송금 체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물갈이 인사도 예고
신한은행은 ‘해외 이익 1위 은행’ 자리를 지키기 위해 회사 전체가 글로벌 역량에 집중하기로 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 중인 전 부서에 “글로벌 사업부문과 무엇을 함께할 수 있을지 본점 부서가 제안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장이 직접 나서 글로벌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해외법인의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예고했다. 다른 은행과 달리 부행장급 이상 고위 임원을 해외에 배치하다 보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실적 부진을 이유로 글로벌그룹장을 경질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퇴임을 앞둔 임원을 해외 법인장에 배치해 온 ‘보은성 인사’를 쇄신하겠다는 방침”이라며 “연말 임원 인사에서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우물 안 K은행
은행권이 해외법인 혁신에 나선 것은 글로벌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있어서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337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456억원)보다 40% 가까이 급감했다. 4대 은행의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4.8%에 그쳤다. 10년 전인 2014년 해외에 진출한 국내 10개 은행의 해외 이익 비중(10.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들이 동남아시아 중심의 ‘판박이 소매금융 전략’에 치중해서는 ‘내수 은행’이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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