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는 저장 공간인 ‘셀’과 이를 컨트롤하는 ‘페리’를 한 웨이퍼에서 만든다. 낸드플래시 용량을 늘리기 위해 셀 적층 단수를 높이는 과정에서 하단부 페리가 손상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각 다른 웨이퍼에서 셀과 페리를 구현한 뒤 이를 붙이는 묘수를 찾았다. 이렇게 하면 셀을 400단 이상 쌓아도 페리 손상 없이 합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1000단 이상 ‘멀티BV낸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BV낸드는 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단위인 ‘비트 밀도’가 286단 V9 대비 1.6배 향상된다. 2027년엔 기술 개선을 통해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50% 끌어올린 BV낸드를 공개할 계획이다.
D램에선 내년 상반기께 6세대 HBM4에 들어가는 10나노(㎚·1㎚는 10억분의 1m) 6세대 D램(1c D램), 2026년에는 10㎚ 7세대 D램(1d D램)을 공개한 뒤 2027년엔 10㎚ 미만 1세대 D램(0a D램)을 도입한다. 0a D램의 가장 큰 특징은 낸드플래시처럼 3차원(3D) 구조 기술인 ‘VCT’를 적용해 성능과 안정성을 높인 것이다. VCT D램은 셀 간의 간섭 현상을 줄이고 용량을 늘리기 위해 낸드플래시처럼 셀을 수직으로 쌓은 게 특징이다.
HBM4와 관련해선 두 가지 버전을 내놓는다. D램 베이스다이(버퍼다이)와 프로세서를 연결하는 입출력 단자를 2048개로 두 배 끌어 올린 일반 제품과 베이스다이에 고객사가 원하는 회로를 넣는 커스텀 HBM이다. 낸드플래시로 만드는 저장장치에도 승부수를 던진다. AI 반도체 투자비에 부담을 느끼는 빅테크를 대상으로 ‘SSD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삼성이 메모리 경쟁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건 AI 시대를 맞아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반도체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내부에선 서버용 D램과 eSSD 시장이 2024~2029년 각각 연평균 27%, 35%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황정수/김채연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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