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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참패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엔화 가치가 약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8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153.88엔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152엔대 초반에서 1% 가까이 올라 약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밥 새비지 BNY 시장전략책임자는 “의회 마비와 이로 인한 추가 재정 지출의 위험성이 커졌다”며 “엔·달러 환율이 155엔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선거 패배로 이시바 시게루 총리 책임론이 불거지며 경제 정책을 포함한 정권 운영에 혼선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엔화 약세에 금리 인상 중단 우려도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했다. 이시바 총리가 물러나고 지난달 자민당 총재 선거 때 결선을 치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새롭게 자민당 총재 자리에 오르면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을 통한 금융 정상화를 선호하는 이시바 총리와 달리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미즈호증권 등은 엔·달러 환율이 몇 주 내 155~160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도쿄 주식시장은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닛케이225지수는 개장 직후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오름세로 돌아서 1.82% 상승한 38,605.53에 장을 마쳤다.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약 3주 만에 최대 하루 상승 폭을 기록했다. 우량주로 구성된 토픽스지수는 1.51% 상승한 2657.78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결과가 장기적으로 일본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회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 자민당이 추진 중인 친(親)성장 구조개혁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쿠치 마사토시 미즈호증권 수석주식전략가는 “자민당이 연정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발생할 잠재적 어려움이 정책 시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시장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스퍼 콜 모넥스그룹 이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일본 강세론의 핵심은 일본이 정치적·정책적으로 안정된 국가라는 점이었다”며 “이번 선거 이후 이 논리는 더 이상 주장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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