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에 따르면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북한이 "앞으로 수 주일 내에" 우크라이나에서 훈련하고 싸우기 위해 러시아에 군대를 보냈다고 발했다. 싱 대변인은 또 "일부 북한군은 이미 우크라이나 쪽으로 이동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입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쿠르스크 국경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군인들이 전장에 서게 될 경우 '합법적인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북한군에 쓰는 데도 별도의 제한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이어 "북한군이 전선으로 이동한다면 그들은 이번 전쟁의 '공동 교전국'이 된다"며 "북한이 해야 하는 계산"이라고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이날 일부 북한군이 이미 쿠르스크 지역에 있다는 우크라이나 정보보고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뤼터 총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군의 배치는 분쟁에 대한 평양의 개입에서 "중요한 (역할) 확대"를 나타내며 "러시아 전쟁의 위험한 확장"이라고 표현했다. 이날 미국 델라웨어주 뉴캐슬의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위험하다.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배치에 대해 서방 지도자들이 "3년간 지속된 전쟁을 격화시키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관계를 흔들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글로벌 권력구도를 재편하려 한다면서 그가 지난 주 러시아에서 열린 브릭스(BRICS) 국가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인도 지도자들과 함께 서방에 대응하는 축을 구성하려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러시아는 북한에도 도움을 요청했으며 북한은 대량의 탄약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유럽 관료들은 AP통신에 한국 측이 90분 동안 안보 브리핑을 하면서 쿠르스크에 북한군이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미국·유럽 간 정보공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북한이 이 파병의 대가로 무엇을 얻게 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실물 자산 이전보다는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무기 기술 등을 이전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예상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은 오는 31일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 및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함께 한미 외교·국방장관(2+2) 장관회의를 개최한다. 외교부는 양국 장관들이 한반도 문제, 한미동맹 협력, 지역 이슈에 대해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으로서 논의하고 공동 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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