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美 대선…잇따른 투표함 화재에 당국 조사 나서

입력 2024-10-29 07:18   수정 2024-10-29 07:24


8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제47대 대통령 선거가 초박빙 양상을 지속하는 가운데, 일부 지역의 투표함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0분께 미 서부 지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2개의 투표함에서 화재가 발생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보안 요원이 이를 발견하고 불을 껐으나, 3장의 투표용지가 훼손됐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투표함에 '발화성 장치'가 설치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에 투표함에 정차하는 차량의 이미지가 포착하고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

이날 워싱턴주 밴쿠버의 한 환승 센터에 있던 투표함에서도 불이 났다. 이곳에서는 수백 장의 투표용지가 훼손됐다. 여기서도 불이 붙은 '의심스러운 장치'가 발견됐다.

밴쿠버에서는 앞서 지난 8일에도 한 개 투표함에 불이 난 바 있다.

워싱턴주와 오리건주는 모두 우편 투표를 통해 투표하는 지역이다. 유권자는 선거일 몇 주 전에 투표용지를 받은 뒤 우편으로 다시 보내거나 곳곳에 설치된 투표함에 직접 넣는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 봉투에 있는 고유 식별 번호를 이용해 투표용지가 훼손된 유권자가 다시 투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스티브 홉스 워싱턴 국무장관은 "민주적 절차를 훼손하려는 위협이나 폭력 행위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피닉스에서도 우체국 옆에 있는 우체통에서 불이 나 안에 있던 일부 투표용지가 훼손됐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35세 남성을 기소했다. 다만, 경찰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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