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디지털금융·블록체인 허브'로 부상

입력 2024-10-29 17:53   수정 2024-10-30 00:42

디지털자산(RWA) 거래 중심의 블록체인산업 생태계가 부산에 들어선다. 금 등 귀금속 중심의 실물자산이 연동된 디지털자산 거래를 시작으로 토큰증권(STO) 발행까지 가능한 신규 거래소가 연내 출범할 전망이다. 부산이 디지털자산 예·수탁과 보안 등 블록체인 관련 기술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부산시는 지난 28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의 공식 브랜드인 ‘비단(BDAN)’ 선포식을 열었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는 부산시 공모로 선정된 기업들의 연합체로 하나은행 등 금융회사는 물론 영화 ‘기생충’을 만든 바른손, ‘뽀로로’ 제작사 오콘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는 선포식에 앞서 모바일 상품 교환권 기반의 디지털 상품 거래 플랫폼 센골드를 인수했다. 센골드는 회원 118만 명을 보유하고 금·은·구리 등 7종의 귀금속과 비철금속 교환권을 거래하고 있다. 이달까지 누적 거래 금액은 1조1000억원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센골드에서 거래되는 모든 자산은 국내 1위 금 유통업체인 한국금거래소의 보안 금고에 실물자산으로 보관된다. 회원의 인출 요청에 따라 실물 금으로 교환해준다.

비단의 센골드 인수로 거래소 연내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실물자산 조각 투자를 위한 인프라 구축도 사실상 완료됐다. 시장 확대와 규제 대응 등을 위해 아시아 각국 거래소와 협력하고 부산을 디지털자산 거래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비단은 일본 오사카디지털자산거래소(ODX), 싱가포르 ADDX, 말레이시아 그린엑스, 태국 토큰엑스, 캄보디아 메콩디지털자산거래소(MKEX) 등 5개 거래소와 아시아 디지털자산 거래소 얼라이언스(ADEA)를 발족했다.

그동안 항만·물류 분야의 시스템 효율화 등 공공기관 지원이 고작이었던 지역 블록체인산업은 앞으로 거래소와 시장 중심으로 급성장기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기업 비댁스는 글로벌 허가형 블록체인 폴리매쉬와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비댁스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후 처음으로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완료한 곳으로 거래소가 공식 가동되면 자산을 수탁하는 은행과 같은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비댁스는 폴리매쉬와 함께 각국의 금융 규제에 맞춰 토큰증권과 디지털자산을 발행·유통하는 데 협력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지역 기업인 대성문(건설), 모모스커피(커피), 아르떼뮤지엄(미디어아트) 등은 ‘디지털 아일랜드 영도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문화 콘텐츠를 도시재생에 활용하는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김상민 비단 대표는 “디지털자산 중심의 거래소를 연내 가동한 후 토큰증권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게 목표”라며 “상품 거래에 수반되는 상장, 예·수탁, 보안 관련 서비스와 기술부터 지역 문화 콘텐츠까지 블록체인의 모든 가능성이 부산에서 실현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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