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한 60% 관세 적용도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대중 관세가 60%로 인상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은 중국 내 완제품 생산을 위해 한국의 중간재 생산 활동이 얼마나 일어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60% 고율 관세를 맞으면 연간 42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수출품 중 일부를 한국과 유럽 등에 덤핑으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
이를 위해 미국 멕시코 캐나다 간 무역협정인 USMCA의 이행 사항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USMC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2020년 발효됐다. 2026년이 이행 사항을 점검하는 첫 시점이다. USMCA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에 무(無)관세를 보장하고 있다. 미국 산업계는 중국 전기차 업체가 이를 악용해 멕시코 내 생산으로 관세를 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포스코, CJ 등 국내 기업도 멕시코에 잇달아 공장을 지은 만큼 USMCA 개정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원산지 규정이 강화되면 한국 기업은 예외 조항을 적용받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관세 인상이 90년 전 미국의 스무트-홀리 관세법과 같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이 대공황을 타개할 목적으로 2만여 개 수입품에 평균 59%, 최고 400% 고율 관세를 물려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하지만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이 보복 관세, 수입 제한 등에 나서 국제 무역이 위축되고 세계 각국이 피해를 봤다.
다만 미국이 일방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편 관세와 관련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관세는 미국 소비자의 물가를 올린다”고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히는 등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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