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향후 900조달러 필요"…엔비디아 '저평가론' 부각

입력 2024-10-30 10:26   수정 2024-10-30 10:4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가 다음달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 저평가론'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컨퍼런스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엔비디아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AI 거품론을 전면 반박했다. 그는 "미래 AI 산업은 훨씬 더 거대해질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하나의 예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향후 생성형 AI 개발과 운영을 위해 AI 데이터센터와 칩에 약 900조달러(약 124경 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2035년까지 인간 지능보다 만 배 이상 발전한 슈퍼 인공지능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오픈AI 펀딩 라운드에 5억달러(약 6900억원)를 투자하는 등 AI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손 회장은 "다음 도약을 위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오직 AI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AI는 인류의 미래를 영원히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193.23%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약 3조4600억달러(약 4800조원) 규모로 불어났다. 시총 1위 기업 애플(약 3조5500억달러)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 25일 장중에는 애플 시총을 넘어서 한때 시총 1위 기업에 오르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AI 칩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 생산 지연으로 3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저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벤 라이츠 멜리우스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따라 블랙웰 수요는 강력할 것"이라면서도 "블랙웰 생산 지연으로 3분기 실적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블랙웰의 출시 시점에 따라 설비투자(CAPEX)가 내년으로 미뤄질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설비투자까지 지연될 경우 엔비디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은 다음달 20일에 있을 3분기 엔비디아 실적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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