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고 부자 등극"…'자산 68조' 41세 억만장자 누구길래

입력 2024-10-30 15:07   수정 2024-10-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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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억만장자 수가 3년 사이에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부동산 경제 침체로 인한 경기 전반의 둔화, 주식 시장 하락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중국 경제·금융 리서치 회사 후룬연구소가 발표한 억만장자 명단을 토대로 "올해 중국 내 달러화 기준 억만장자 수는 753명으로 2021년(1185명) 대비 36%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FT는 "같은 기간 동안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10% 하락한 것보다 큰 폭"이라고 전했다.

이는 단순히 환율 변동만이 아닌 경제 상황, 규제 강화, 주식 시장 침체 등 다른 요인들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작년 한 해 동안만 억만장자 수는 16% 줄었다. 지난해에는 위안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2.5% 절하되는 데 그쳤다. 후룬연구소의 루퍼트 후그워프 소장은 "중국 경제와 증시가 어려운 한 해를 보내면서 명단이 이례적으로 3년 연속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명단은 지난 8월 집계된 것으로 최근 당국의 통화 부양책에 따른 가파른 증시 랠리의 결과는 포함되지 않았다. 후룬연구소는 "억만장자 명단의 구성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개발자 같은 노후한 정통 기업가들이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 등을 소유한 바이트댄스의 장이밍 등 신진 기업가들에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41세의 장이밍은 미국 당국의 틱톡 매각 압박 등 사업 난관에도 불구하고 자산 493억 달러(약 68조 원)로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로 등극했다. 텐센트 창업자인 마화텅은 3위(444억달러)를 차지했으며, 핀둬둬와 테무의 창업자인 황정은 4위(345억달러)에 올랐다. 글로벌 의류 플랫폼 쉬인의 창업자인 쉬양톈도 자산 70억 달러로 76위를 기록했다. 후룬연구소는 "중국의 신세대 기업가들이 이전 세대보다 훨씬 국제적인 성향을 보인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생수 왕'으로 불리며 지난 3년 간 1위를 차지했던 중산산의 자산은 479억달러로 2위로 밀려났다. 그가 운영하는 음료 제조업체 농푸 스프링이 소셜미디어에서 '친일 기업'이라는 비난을 받은 뒤 주가가 40% 가량 급락한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1위를 기록했던 마윈 알리바바 회장 일가의 올해 자산은 232억달러로 10위에 그쳤다. 마윈은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 무산 이후 중국 당국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으며 대중에게서 자취를 감춘 바 있다.

이들 억만장자 가운데 15%는 중국 본토가 아닌 홍콩, 마카우, 대만 등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싱가포르 거주자도 30명 포함됐다. FT는 "아시아의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중국 억만장자들의 해외 이주지로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명단에 오른 부유층 중 약 7%는 중국의 최고 정치 자문 기관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CPPCC) 혹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NPC)의 구성원으로 나타났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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