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포기당 1만원에 육박한 소매 가격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30일 기준 배추 한 포기(상품) 전국 평균 소매 가격은 6502원으로 전월 대비 32.1% 하락했다.
배추값이 크게 내려간 건 공급량 증대로 수급 불균형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 들어 중부지방 낮 최고 기온이 20도 안팎 수준으로 떨어지며 배추 생육에 적정한 조건이 갖춰졌다. 수확이 가능한 산지도 강원 고랭지에서 경기, 경북, 충북 등지로 늘어났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충북 단양과 충주, 경북 문경 등지에서 배추가 출하되기 시작해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며 “11월부터 충청·경상·전라 등 남부지방에서 출하가 본격화하면 시세가 조금 더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44.48%) 양상추(-24.96%) 토마토(-17.15%) 등 주요 채소류 도매가격도 1주일 만에 크게 하락했다. 이런 추세라면 본격적인 김장이 시작되는 11월 중순 무렵에는 주요 김장 재료 가격이 평년 수준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춧가루와 깐마늘, 굵은 소금, 새우젓, 멸치액젓 등 주요 김장 속 재료 가격도 대체로 전년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현시점에서 소비자들이 배추를 주재료로 김장을 하기엔 가격 수준이 다소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 배추 소매가는 여전히 평년 대비 32.4%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국물가협회는 29일 기준 전국 17개 시·도 전통시장에서 김장 재료 15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김장 비용이 41만9130원으로 1년 전 대비 19.6%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협회는 최근 배추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해 김장 비용이 더 낮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김기일 물가협회 과장은 “배추 가격이 여전히 높지만 가을배추 출하 증가로 김장철 수급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김장 성수기인 11월 중순 이후로는 부담이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형주/라현진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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