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거장들의 작품 속에 나타난 풍경 속으로 떠나는 여행. 오늘은 클림트의 그림 속 아테제 호수로 떠나봅니다.
황홀한 황금빛을 자랑하는 <키스>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그는 미술에서의 전통적인 규범을 거부하고, ‘빈 분리파’를 결성해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었다. 클림트는 독특한 찬란한 색채와 여성의 관능미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쳐나갔다.
클림트의 그림 속 아테제 호수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에는 <키스> 이외에도 반짝임으로 가득한 작품이 있다. 바로 아테제 호수를 담은 작품들이다. 그림 속에서 여름의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호수는 윤슬로 가득하고, 저마다의 색으로 만발한 꽃과 풀들은 넘쳐나는 생명력을 자랑한다.
이렇듯 아름답게 묘사된 장면을 바라보고 있자면, 작가가 이 장소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클림트에게 아테제 호수는 특별한 장소였다. 아테제는 오스트리아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휴양지다.
그는 1910년부터 1916년까지 매년 여름이면 아테제 호수를 찾아 휴가를 보냈다. 그의 파트너이자 뮤즈였던 패션 디자이너 에밀리 플뢰게와 함께였다. 에밀리는 하늘거리는 천을 겹겹이 겹쳐 풍성한 실루엣을 만들어내는 드레스를 디자인했고, 클림트와 산책하거나 호수에서 보트를 탈 때 이 옷을 입었다. 두 사람은 리츨베르크, 캄머, 바이센바흐 등 아테제 호수와 닿아있는 마을에서 머무르곤 했다.
아테제의 아름다운 풍경은 클림트에게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주는 한편, 작업의 영감이 되어주기도 했다. 그는 이곳에서 물과 공기, 빛을 통해 영감을 얻고, 이를 캔버스 위에 생생히 펼쳐놓았다.
클림트가 아테제에서 그린 작품은 40여점 이상으로, 장대한 알프스의 광경뿐 아니라 일상의 아름다움까지 다양한 주제로 완성했다. <나무 밑의 장미> <커다란 포플러> <과수원> <캄머성 공원의 잔잔한 호수> <닭들이 있는 정원> 등의 작품이 바로 아테제를 담아낸 작품.
작품 속 풍경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면 아테네로 향해보자. 호수 주변으로 클림트가 사랑한 장소들을 ‘클림트의 산책로’로 정비해두었다. 작가가 캔버스를 세우고 스케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는 표시를 해두어 작품과 실제 풍경을 비교해 볼 수도 있다.
전시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비엔나가 ‘예술의 도시’로 불리는 데 공헌한 것은 화가와 음악가뿐만이 아니다. 자신만의 안목으로 뛰어난 작가와 작품을 알아보는 컬렉터들은 예술을 길러내고, 예술의 도시로 만들었다.
루돌프 레오폴트·엘리자베트 레오폴트 부부는 오스트리아에서도 손꼽히는 컬렉터였다. 이들은 일생에 걸쳐 5200여 점의 작품을 수집했다. 세기전환기 오스트리아 모더니즘 미술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이들은 전 세계에서 에곤 실레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방대한 소장품을 바탕으로 문을 연 곳이 바로 레오폴트미술관이다.
전시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은 한국에서도 레오폴트 미술관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전시에서는 비엔나 1900년을 대표하는 ‘꿈꾸는 예술가’들을 만나볼 수 있다. 구스타프 클림트, 콜로만 모저, 요제프 호프만을 비롯해 리하르트 게르스틀·오스카 코코슈카, 에곤 실레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김은아 한경매거진 기자 una.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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