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력 있는 분석으로 시장을 사로잡았던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이 30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50세.
시황분석과 투자전략을 담당하는 24년차 마켓 애널리스트로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을 거쳐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지냈다.
오랫동안 애널리스트로 근무했으면서도 증권사 지점 주식브로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법인 브로커의 경험을 통해 투자자의 니즈와 고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을 들었다.
한경비즈니스가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진행해 평가한 ‘베스트 애널리스트’ 시황 부문에서는 상위권에 랭크되며 국내외 마켓 이슈에 통찰력 있는 분석으로 인기를 끌었다. 저서로 2020년 ‘주식투자로 부의 리셋 버튼을 눌러라’를 썼다.
올 초에는 '반성문' 성격의 리포트를 내놓으며 당시 코스피 2900을 내다보는 장밋빛 일색의 시장 전망을 비판했다.
그는 애널리스트에 대해 “‘육식 동물’과 같다”고 말해 왔다. 김 센터장은 한경비즈니스에 “개인의 성향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투자업계에서 활동하는 이상 육식 동물처럼 죽는 날 아침까지도 사냥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며 “애널리스트는 활동적이며 전문적이고 멋진 직업이다. 항상 새로운 변화를 탐구하고 맡은 분야에 적용한다면 꽤 멋진 커리어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의도 증권가는 김 센터장이 올해에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온 만큼 갑작스러운 비보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본인 일에 굉장히 열정이 높고 특히 보고서 스타일에, 말의 음운 하나하나, 제목 선정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며 “인물이 좋아 여의도 손지창이랑 별명이 있을 정도로 쾌할하고 밝았고 늘 웃는 인상이 멋있었던 그를 추모한다”고 말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란 삶의 모토로 투자에도 결과를 얻는 시간보다 올바른 길을 향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한 김 센터장. 그의 빈소는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월 2일 오전 7시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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