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건축물인 폐가는 주택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조세심판원 결정이 나왔다.
조세심판원은 이런 내용의 '2024년 3분기 주요 심판 결정'을 31일 발표했다. 공개된 결정서에 따르면 청구인 A 씨는 지난해 1월 전남 순천시에서 분양 주택을 취득했다. 취득가에 맞춰 취득세와 지방교육세도 순천시에 제때 납부했다.
같은 해 5월 A 씨는 순천시에 이전에 낸 취득세 일부를 환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무주택자가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취득세를 200만원까지 감면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순천시는 A 씨의 취득세 환급 요청을 거절했다. A 씨가 순천시에 보유하고 있는 토지에 주택으로 볼 수 있는 건축물이 있고, 따라서 A 씨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주택법은 주택을 '장기간 독립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된 건축물과 그 부속 토지'로 정의하고 있다.
A 씨는 "억울하다"며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 해당 토지에 있는 건축물은 타인 소유의 무허가 건축물이고, 1950년대에 지어져 외벽이 훼손돼 있고 전기와 수도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A씨 주장이다. 특히 그 토지를 취득했던 2016년에도 해당 건축물은 빈집으로 방치돼 있어서 사람이 주거할 수 없는 폐건물이었기 때문에 주택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세심판원은 지난 7월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주택은 건축물 대장과 등기부 등본이 없는 무허가 건축물인 점 △ 사실상 주택으로서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 장기간 방치돼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고, 일부 벽이 무너져있는 등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상태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주택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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