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 KPC와 울산 비축기지에 원유 400만 배럴을 저장하는 국제공동비축 계약을 체결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스라엘·이란 사태 등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점차 고조되는 가운데 원유 수급 불안 등의 국내 에너지 위기 발생 시 활용할 수 있는 저장물량을 그만큼 확보한 것이다.
석유공사와 KPC는 이날 쿠웨이트 현지 KPC 본사에서 국제공동비축계약 서명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양 사 CEO를 비롯해 박종석 주쿠웨이트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쿠웨이트가 수출하는 주요 원유인 KEC(Kuwait Export Crude Oil)는 우리나라가 도입하는 원유 중 단일 유종으로 제2위 원유(2023년 총 원유 도입물량의 8.1%)다. 우리나라 일일 원유 도입량의 약 1.5배에 해당하는 이번 물량은 향후 국내 석유 수급 안정 효과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KPC 역시 석유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고객사들을 위한 안정적 원유 공급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석유공사는 최근 핵심 중동 산유국들과 국제공동비축 사업 협력을 통해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국가 에너지 안보를 제고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UAE의 ADNOC,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에 이어 올해 쿠웨이트의 KPC와 국제공동비축 계약을 체결해 총 1330만 배럴의 중동 원유를 국내에 유치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는 우리나라 원유수입량이 많은 1~3위 국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계약을 통해 쿠웨이트와의 전략적 파트너쉽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향후 에너지분야 전반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라며 "중동국가 중, 우리나라가 원유를 수입하는 1~3위 국가와 모두 국제공동비축 계약을 체결하여 국내 에너지 안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