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명지국제신도시를 제조업과 인공지능(AI) 산업이 융합하는 ‘디지털 혁신 중심지’로 바꾸기로 했다.
김기영 부산진해경자청장은 31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명지국제신도시를 중심으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AI산업의 메카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개청 20년을 맞이한 부산진해경자청은 요즘 새로운 20년을 책임질 ‘제조와 AI 융합’에 몰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부산진해경자청은 지난해부터 명지지구 ‘그랜드 디자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명지국제신도시를 대개조해 최첨단 정보기술(IT) 및 바이오헬스 분야 혁신 기업과 이들 기업의 연구개발(R&D)센터를 입주시키는 게 목표다. 신성장·첨단산업 유치를 위해 대규모 지식산업센터를 짓고 정주 여건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여 우수 인력 유입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랜드마크 건설 등에 총 1조7000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사업이다.
부산진해경자청은 이곳에 국제학교는 물론 R&D센터 등 외국인 정주 환경을 중점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입주 기업에 단순 기술을 도입하는 지원을 넘어 명지지구를 중심으로 부산·경남 지역의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김 청장은 “경제자유구역에서 제공되는 각종 인센티브와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활용하면 기업의 초기 정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동부산의 센텀시티와 맞먹는 서부산의 IT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진해경자청은 AI와 제조업의 융합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달 17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 강서소방서, 부산시기계공업협동조합, 부산항신항배후단지물류협회,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AI와 제조업 융합 활성화의 첫 단계로 산업재해 예방을 핵심 분야로 선정했다.
협약을 통해 경제자유구역 내 기업들은 AI 기반 안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산업 현장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예측하고 재난 예방을 더욱 효율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협약 참석자들은 “단순한 안전 확보를 넘어 AI 기술을 통한 스마트 제조 도입을 촉진하고, 기업들이 디지털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부산진해경자청은 클라우드 컴퓨팅 등 IT 기술을 에너지 효율화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의료·바이오·R&D 등 다양한 분야에 도입하기 위해 협력사업을 추진 중이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동남권에서는 드물게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으로 자동차·해양·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체 1893개와 5만6000명의 숙련기술자가 모인 곳이다. 2030년 준공될 예정인 가덕도신공항과 세계 최고 수준 항만인 부산·진해 신항까지 품고 있어 산업 성장, 고용 창출 기대가 매우 높다.
김 청장은 “첨단산업 육성은 청년을 끌어들이는 가장 큰 파급력을 가진 해법”이라며 “명지지구를 IT산업의 중심지로 키워 지역 경제 성장을 이끌고 청년이 일하고 싶은 튼튼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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