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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이끄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인텔이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힘입어 시간 외 주가가 급등했다. 3분기에 역대 최대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이미 낮아진 시장 눈높이보다는 나은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인텔은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분기 매출 132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130억2000만 달러)는 뛰어넘었다. 지난해 3억1000만달러였던 순이익은 3분기 169억9000만달러 순손실로 전환됐다. 손실 규모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직원 감축에 따른 구조조정 비용, 영업권 손상, 자산 감가상각 비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은 8% 감소한 44억달러, PC 칩 매출은 7% 감소한 73억달러로 집계됐다. 데이터 센터 및 AI 칩 사업부 매출은 9% 증가한 33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31억 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회사 측이 4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낼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시장에는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퍼졌다. 인텔은 4분기에 매출 133억~143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 0.12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 중간값(138억달러)은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매출 전망치(136억6000만달러)보다 많다. 주당 순이익도 전망치(0.08달러)를 상회할 전망이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3.5% 하락한 21.52달러에 마감했던 인텔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24.85달러까지 치솟으며 15.4% 급등했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54.98% 폭락한 상태다. 블룸버그 통신은 “실적 발표 후 턴어라운드에 대한 낙관론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인텔의 AI 가속기 칩인 가우디의 주문이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올해 목표치인 5억 달러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1968년 창립 이래 가장 중요한 구조조정 중 하나를 수행하고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인텔은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10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지난 8월 발표했다. 인력 1만6500여명 감축, 공장 건설 계획 보류, 배당금 지급 중단, 연간 자본 지출 20% 이상 감축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내년 4분기까지 구조조정을 마칠 계획이다.
또한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되는 사업부 중 일부에 대해 외부 투자자를 찾거나 주식을 매각할 것”이라며 “알테라 지분 매각을 위해 투자자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내년 초 이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테라는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기업으로 2015년 인텔이 인수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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